미 재무부 ESF 자산 2210억달러 중 가용 현금 300억달러 불과이창용 "연간 150~200억달러 조달 가능 … 대규모 투자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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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 재무부의 외환안정화기금(ESF)을 활용한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대해 “규모가 충분치 않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총재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미 투자 협상 과정에서 ESF를 통한 스와프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ESF 자금 규모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질의에 나선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ESF 전체 자산은 2,210억달러지만, 순자산은 434억달러 수준이고 실제 가용 현금은 300억달러 정도라는 외신 보도가 있다”며 “이 정도로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추진하더라도 실질적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어 “미국 측도 ESF는 단기적 안정화 수단으로 설계된 것이지, 대규모 상시 스와프 자금 창구로 활용하기엔 구조적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가 추진 중인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과 관련해 “우리 외환보유액 대비 실현이 어려운 수준 아니냐”는 질의에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1년 내 조달할 수 있는 외화 규모는 150억~200억달러 정도로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고 밝혔다.

    결국 한·미 간 협력 논의가 진전되더라도 ESF 기반의 통화스와프는 현실적인 한계가 명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ESF는 미 재무부 산하 기금으로, 주로 단기 외환시장 개입이나 환율 급변 시 방어 용도로만 사용돼 왔다. 미 연준(Fed)이 주도하는 상설 스와프라인(미국·유럽·일본 등)과는 성격이 다르다.

    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은 외환시장 안정 대응에 있어 ‘한·미 스와프’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는 신중론으로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