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에어 부품 생산 감축키로갤럭시 S26 엣지 사라질 가능성도얇아도 성능 부실하면 소비자 외면배터리·카메라 혁신 없다면 한계 뚜렷
  • ▲ 애플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공개한 '아이폰 에어'.ⓒ연합뉴스
    ▲ 애플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공개한 '아이폰 에어'.ⓒ연합뉴스
    얇은 두께로 차별화를 노렸던 애플과 삼성전자가 초슬림폰 전략을 전면 수정할 전망이다. 소비자 상당수가 두께보다 성능을 중요시하면서 ‘얇음’만으로는 시장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공급망 협력사들에 ‘아이폰17 에어’ 부품 생산량을 줄일 것을 요청했다. 시장 수요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탑재하는 부품의 출하량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애플은 앞서 지난달 9일 아이폰17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역대 가장 얇은 아이폰 ‘아이폰 에어(두께 5.6㎜)’를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폰 에어의 수요 부진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 일본 미즈호 증권은 애플이 저조한 판매 실적을 이유로 “아이폰 에어 생산량을 100만 대 감축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분석가 또한 “아이폰 에어의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대부분의 공급업체가 내년 1분기까지 생산능력을 80% 이상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리드타임이 긴 일부 부품은 2025년 말까지 단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공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 ‘S26 엣지’ 대신 기존의 ‘플러스(Plus)’ 모델을 포함한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초슬림폰 ‘갤럭시 S25 엣지(두께 5.8㎜)’를 선보인 바 있다. 이후 갤럭시 S26 시리즈가 일반형, 엣지, 울트라 3종으로 기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엣지의 판매 실적이 기대를 밑돈 것이 결정적 이유다. 증권가 추산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출시된 갤럭시 S25 엣지는 판매량이 131만대로, S25(828만대), S25 플러스(505만대), S25 울트라(1218만대) 판매량에 크게 뒤처졌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지속 시간, 카메라 성능 등의 한계가 뚜렷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얇은 디자인을 중시하는 일부 틈새 수요는 존재하지만 소비자 전반의 선호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얇긴 하지만 하루를 버티지 못한다”, “케이스를 씌우면 두께 차이가 사라진다”, “비싸면서 기능이 빠졌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실제 대다수 소비자들은 얇은 디자인보다 실질적 성능과 효율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 IT 전문매체 씨넷(CNET)이 최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스마트폰 보유자들은 교체(업그레이드) 요인으로 ▲가격(62%) ▲긴 배터리 수명(54%) ▲더 큰 저장 공간(39%) ▲카메라 기능(30%)을 꼽았다. ‘더 얇은 폰’을 선택한 비율은 7%에 불과했다. 

    초슬림 설계는 배터리 용량과 방열 면적을 줄여 발열·성능 저하를 피하기 어렵고, 카메라 모듈 두께에도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 두께를 줄이기 위해 망원 렌즈를 생략하면 화질 경쟁에서 밀리고, 배터리 축소는 사용 시간 단축으로 직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비싸다. 초슬림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고가의 경량 부품과 맞춤형 설계가 적용돼야 해서다. 단순히 ‘얇은 제품’이 아닌 ‘얇아도 성능은 좋은 프리미엄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구매요인이 떨어진다. 

    업계에서는 슬림폰이 주목받기 위해선 부품과 기술의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리콘 카본, 그래핀 등 신소재를 활용해 배터리 수명과 열 관리 능력을 높이고 초박형 렌즈나 모듈 설계로 카메라 성능 저하 없이 두께를 줄이는 기술이 있어야만 슬림폰이 현실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슬림폰은 디자인 중심의 변형에 그치고 있다”며 “소비자는 ‘슬림폰’이 아니라 ‘슬림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폰’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와 카메라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슬림폰 수요는 한정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