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자체 평가부서 운영 논란 … 감평협 "제도 흔드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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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금융위원회 앞에서 KB국민은행의 불법 감정평가 행위 중단을 촉구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 ⓒ감평사협회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감평협)가 KB국민은행의 '불법 감정평가' 행위를 방조하고 있다며 금융위원회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감평협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 금융위원회 앞에서 거리 집회를 열고, 금융당국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이날 집회에는 감정평가사 수십여 명이 참석해 "불법을 용인하는 금융위는 각성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출근길 시민들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번 집회는 지난달과 이달 초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두 차례 집회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에는 금융당국을 직접 겨냥한 첫 거리 시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감평협은 국민은행이 자체 "가치평가부'를 운영하며 감정평가사를 직접 고용해 담보물 평가를 진행하는 행위가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현행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감정평가는 독립된 외부 전문가가 수행해야 하며, 금융기관이 직접 평가 업무를 하는 것은 법 위반이라는 것이다.국토교통부도 이에 대해 "금융기관이 감정평가사를 채용해 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법 감정평가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감정평가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현장에서 만난 한 감정평가사는 "감정평가는 독립성이 생명인데, 은행이 직접 평가하면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양길수 감평협 회장도 "감정평가제도는 국민 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공적 장치인데, 은행이 자체 이익을 위해 제도를 흔들고 있다"며 "금융위는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국민은행의 불법 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감평협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집회로 끝내지 않고, 제도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의 자체 감정평가가 법률 위반에 해당하는지,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책임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