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멸균유 수입량·금액 40% ↑폴란드산 멸균유, 이커머스서 국내산 우유 가격 절반내년 美·EU 관세 철폐로 사실상 가격 경쟁력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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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멸균유 수입량이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나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미 국산 우유 가격의 절반 수준인 멸균우유는 미국과 유럽산 우유 관세가 철폐되는 내년부터는 더욱 저렴해질 전망이다.이에 유업계에서는 고급화와 사업다각화 등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29일 관세청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멸균유(HS 040120) 수입량은 1만742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1.3% 늘어났다. 수입액도 1425만달러로 같은 기간 44% 늘어났다. 물량과 금액 모두 크게 늘어난 것.멸균우유는 고온 살균으로 모든 미생물을 제거해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해외 수입 제품 운송이 용이해 저렴한 제품들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우리나라 연간 수입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실제로 2019년 1만392톤이었던 수입량은 2020년 1만1412톤을 기록했다가 이듬해인 2021년 2만3198톤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2022년 3만1385톤 2023년 3만7361톤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3만6838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멸균우유 수입량이 늘어난 것은 저렴한 가격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멸균유 수입량의 90%를 차지하는 폴란드의 멸균유 1리터 제품의 경우는 국내 이커머스에서 국내산 우유 가격의 절반 수준인 리터 당 1700원에 불과하다.내년부터 미국과 유럽산 유제품 관세가 철폐되면 이 가격은 더욱 낮아진다. 2023년 7.2%였던 미국산 유제품 관세는 지난해 4.8%, 올해 2.4%로 낮아졌다. 유럽산 유제품 역시 2023년 9.0%에서 내년 0%로 없어진다.그나마 수입산 멸균우유와 국내 우유제품의 가격을 완충해주던 관세가 철폐되면 사실상 가격 경쟁력은 모두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대형마트 역시 최근 이러한 수요에 맞춰 1000원대 멸균우유를 해외 직소싱하는 형태로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일부 편의점에서는 지난해부터 독일산 멸균유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프라인에서도 수입 멸균우유를 손쉽게 접하게 되면서 국내산 우유의 설 자리는 점차 위축되고 있다.이에 유업계는 고급화와 사업다각화 등으로 활로 찾기를 모색하고 있다.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해 고품질 우유인 ‘A2+우유’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 멸균제품으로도 선보였다. 보관과 휴대 편의성을 극대화해 프리미엄 제품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서울우유는 관세철폐 등 유업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5년간 80억원을 투자해 A2 우유를 개발했다. A2 단백질 유전형질을 가진 젖소에서 분리·집유해 A2 단백질만을 함유하고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등급의 고품질 원유를 생산해냈다.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흰우유 등 유제품 판매 비중을 줄이고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맞춰 단백질 보조제와 식물성 음료 등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양 사는 낙농가로부터 원유 수급량을 줄이기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유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미국, 유럽산) 유제품 관세가 철폐되면 국내 유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전혀 없어진다”면서 “사업 비중을 흰우유 중심에서 다변화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