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제 개편에 내년 현금배당 확대 시동… 개인투자 유입 기대하나 "현금배당 비중 상향 검토", 신한 "비과세 감액배당 긍정 검토"
  • 정부가 추진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가 구체화되면서 은행권이 내년 현금배당 확대를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세후 수익률 개선을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예상되면서 금융지주사들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합한 주주환원 전략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전날 열린 2025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도 배당정책과 관련해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따른 개인 투자자 기반 확대를 감안해 현금배당 비중 상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정부의 세법 방향성이 가시화되면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 가능성이 커졌다”며 “주가 제고 효과를 고려해 내년 초 구체적인 배당정책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감액배당을 통한 비과세 효과 역시 개인 투자자의 실질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충분한 재원과 시뮬레이션을 갖춘 만큼, 정책 여건에 따라 시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은 자사주 매입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공시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내년 1월 말까지 집행기한이 설정돼 있으나, 실제 매입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병행해 주주환원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신한금융지주도 분기배당 정책과 자사주 소각을 병행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 주당배당금(DPS)은 570원으로 확정됐으며, 총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하반기 6000억원, 내년 1월 2000억원 규모로 분할 집행된다.

    천상영 신한금융 재무부문장(CFO)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에 맞춰 자사주 매입과 현금배당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주주환원 효율을 높이겠다”며 “비과세 감액배당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이자 및 비은행 부문 성장을 병행하며 자본시장 부문에 대한 자본배분을 늘리되, 주주환원 원칙은 흔들림 없이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제 변화는 은행주의 투자 매력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비과세 감액배당이 시행되면 세금 부담이 줄어 개인 고액자산가의 은행주 투자 유인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우리금융을 제외한 주요 은행들이 2026년 결산배당(2027년 초 지급)부터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게 될 전망”이라며 “세금 절감 효과로 개인 투자자들의 은행주 매수가 늘어나고, 이는 은행주 리레이팅(가치 재평가)의 핵심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은행권의 고배당 정책과 세제 완화가 맞물리면 2026년 하반기 이후 은행주가 상승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주주환원 강화가 단기 배당정책을 넘어 자본시장 내 은행주의 프리미엄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