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인정·입사과목 유사' 재취업 용이 … '건보공단 사관학교' 별칭까지노동부 본부, 9급 38.9% 임용 포기 … "복지 없으면 인재들 민간에 뺏겨"
  • ▲ 근로복지공단 ⓒ연합뉴스
    ▲ 근로복지공단 ⓒ연합뉴스
    근로자의 복지 지원 역할을 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 과다와 처우 불만 등의 이유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이직한 사례가 최근 5년간 800명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실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입사자 중 근로복지공단 근무 경력이 있는 인원은 총 855명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57명 △2021년 199명 △2022년 153명 △2023년 156명 △2024년 190명 등으로 매년 150∼200명가량이 꾸준히 건보공단으로 이직했다.

    건보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은 입사 시 시험 보는 과목이 유사해 이직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건보공단으로 이직할 경우 경력을 인정받는 만큼 근로복지공단 직원에게는 인사상 이점도 있다.

    문제는 근로복지공단에서 5년 차 안팎의 숙련된 실무 인력이 주로 빠져나가고 있어 현장 대응력과 조직 내 사기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는 점이다. 근로복지공단 내부에서는 '건강보험공단 사관학교'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고용노동부 본부도 업무 과다 및 승진 적체 등의 이유로 기피 대상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노동부에 신규 배치된 국가직 9급 공무원 249명 중 97명(38.9%)이 임용을 포기했다.

    노동부는 내년까지 총 1300명(산업안전 950명·근로기준 350명)의 근로감독관을 채용할 방침이지만, 승진과 처우 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인력 이탈이 심화하고 전문성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소희 의원은 "이직을 막을 유일한 길은 업무 합리화와 처우 개선"이라며 "직원들의 복지를 챙기지 않으면 유능한 인재들을 민간 등에 계속 뺏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