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상위 5위 모두 이차전지·반도체 종목‘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이달 94%↑AI 산업 성장에 따른 ESS·반도체 수요가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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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이차전지와 반도체 관련 종목이 나란히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며 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와 북미 중심의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요 급증이 맞물리면서 양대 섹터의 주가가 불붙은 모습이다.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30일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전체 1027개 ETF 중 수익률 기준 상위 5위권은 모두 이차전지·반도체 관련 종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위권까지 범위를 늘리면 에너지·전력기기 업종이 포함되지만, 이차전지·반도체 대비 수익률이 저조하다.수익률 기준 전체 1위를 차지한 종목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로 이 기간 94.21%나 폭등했다. 해당 종목은 기초지수인 ‘FnGuide 2차전지 산업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며 LG에너지솔루션(26.35%), 삼성SDI(21.49%), LG화학(15.04%) 등을 편입하고 있다.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IT레버리지’가 80.60% 올라 2위를 기록했다. 이 ETF는 ‘코스피 200 정보기술’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따르며 SK하이닉스(52.88%), 삼성전자(33.25%), SK스퀘어(26.08%) 등이 담겨 있다.이 밖에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는 79.55%의 수익률로 3위에 올랐고 4, 5위는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와 ‘KODEX 반도체레버리지’로 각각 66.89%, 60.07% 상승했다.이들 섹터는 최근 국내 증시 ‘역대급 불장’을 견인한 주도주들이기도 하다. 실제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이달 들어 35.79% 상승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40개 테마형 지수 중 ‘KRX-Akros AI 전력인프라’ 지수(38.78%)에 이은 2위를 기록했고 ‘KRX 전기차 Top 15(32.41%)’, ‘KRX AI 반도체(31.45%)’, ‘KRX 반도체 Top 15(29.99%)’가 뒤를 이었다.국내 이차전지 관련주들은 글로벌 전기차(EV) 판매량 증가에 따른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해소 기대감과 3분기 호실적 등이 투자심리를 녹였다. 특히 북미 중심 AI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 폭증이 배터리 기업들의 주요 성장축으로 떠오른 점이 주가를 견인했다.안회수 DB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차전지 섹터의 급등세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강화 트렌드와 함께 ESS 배터리 전방시장 확대·수주 기대감이 모두 반영된 움직임”이라며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 채택, 전력인프라 강화 흐름에 따른 ESS 배터리 수요 증가가 기대되며 미국에서는 OBBBA 법안(대규모 감세법) 때문에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입지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NH투자증권은 향후 글로벌 ESS 수요 전망치를 2026년 24%, 2027년 30%, 2028년 38%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엔비디아가 ESS를 AI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부각하면서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다만 미국을 중심으로 EV 부문의 리스크는 아직 주의가 필요하며 내년 초까지 EV 눈높이 조정이 마무리되면 ESS 실적 개선에 기반한 본격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반도체의 경우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데이터센터·일반 서버 수요가 확대하자 HBM(고대역폭메모리), D램, 낸드 모두 공급 부족 사태 국면에 진입해 일제히 급등세를 맞았다.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10월 20일까지 영업일 평균 메모리 수출 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69% 증가한 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황금 연휴 영향으로 영업일 수가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타이트한 메모리 수급에 의한 메모리 가격 상승이 확인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3분기 중에 메모리 가격 상승 폭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왔고 4분기 가격도 상향 조정 정황이 포착되고 있는 만큼 10월 월간 수출액도 전년 동월·전월 대비 양호한 데이터가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몸값을 잇달아 상향하고 있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실적은 D램 ASP(평균판매단가) 상승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향상으로 2018년 이후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며 “D램은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지만, 신규 생산능력 확대는 제한적 수준에 그치고 낸드는 공급 축소 전략으로 오히려 생산능력 감소가 예상돼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현 구간은 HBM과 컨벤셔널 메모리가 함께 좋아지는 구간으로 내년 이익 성장에 대한 가시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며 “최근 급변한 메모리 시황을 고려해 내년 예상 영업이익을 50조1000억원으로 상향하며 이익 체력을 고려할 때 과거 멀티플 상단을 뚫어내야 마땅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