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3분기 누적 16조 돌파 … 대출·수수료 확대'이자 장사' 비판 의식 … 주주환원·생산적 금융 내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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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인하 흐름 속에서도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금리 하락기에 예금 금리는 묶고 대출금리는 완만히 내리면서 예대마진(NIM)을 지켜낸 결과다. 증시 회복으로 수수료·트레이딩 수익이 증가한 것도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약 16조원에 달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3분기 순이익 1조6860억원, 누적 5조1217억원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룹 NIM은 1.96%로 전분기와 같았지만, 은행 NIM은 1.74%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신한금융은 3분기 순익 1조4235억원, 누적 4조4609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0.3% 늘었다. 하나금융의 누적 순이익은 3조4334억원으로 6.5% 증가했으며, 은행 NIM은 0.02%포인트 올랐다. 우리금융은 3분기 순익 1조2444억원, 누적 2조7964억원으로 5.1% 증가했다. 은행 NIM은 0.03%포인트 개선됐다.

    기준금리가 내려도 은행의 실제 마진은 줄지 않았다. 저원가성 예금을 늘려 조달비용을 억제하고, 대출금리를 덜 내리며 수익 구조를 방어했다. 동시에 투자금융, 자산관리(WM), 보험 등 비이자이익 부문이 호조를 보이며 이익 다변화에도 성공했다. 신한금융은 투자금융과 증권 수탁 수수료가 늘었고, 하나금융은 IB(투자은행) 부문 실적이 개선됐다. 우리금융은 보험 자회사 편입 효과로 수익 기반이 확장됐다.

    다만 ‘이자 장사로 돈 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금융지주들은 이번 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주환원과 생산적 금융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신한은 CET1(보통주자본비율) 13.56%를 유지하며 분기 배당 570원과 1조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KB는 CET1 13.83%, 분기 배당 930원을 확정했다. 하나는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8031억원으로 확대하고 분기 배당 920원을 발표했다. 우리금융은 CET1 12.92%(E)로 13% 진입을 앞두고 밸류업 조기 이행 의지를 강조했다.

    이들 금융그룹은 동시에 ‘생산적 금융’ 기조 강화에도 나선다. 신한은 기업금융 중심의 자금공급 확대, KB는 자본시장과 WM 부문 강화, 하나는 향후 5년간 10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 프로젝트 추진, 우리금융은 ‘미래 동반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실물경제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은 올해 4대 금융의 연간 순이익이 20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내려도 예대마진이 유지되는 것은 구조적인 현상”이라며 “대출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 실물경제의 체감 금리 완화는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