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제친 비만약 … 글로벌 제약 패권 '대사질환'으로 이동노보노디스크 vs 화이자, 12조원대 인수전 … 비만 치료제 주도권 경쟁한미약품 '에페글레나타이드'·일동제약 '경구형 GLP-1' 임상 데이터 발표한미·디앤디파마텍 등, 美 비만학회서 비만 신약 연구 성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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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라이릴리의 비만·당뇨 치료제인 젭바운드와 마운자로. ⓒ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비만 치료제가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와 젭바운드가 올 3분기 합산 매출 100억 달러(약 14조3800억원)를 돌파하며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제치고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으로 올라섰다.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은 비만 치료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전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비만 신약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3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3분기 매출은 65억1000만달러, 젭바운드는 35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5% 이상 성장했다.두 제품 모두 GLP-1 수용체 작용 기반의 주사제형 비만치료제로 강력한 체중감량 효과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반면 기존 1위였던 MSD의 키트루다는 같은 기간 81억달러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비만 치료제의 폭발적 수요에 자리를 내줬다.이에 따라 비만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치열하다. 화이자가 비만 및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멧세라(Metsera) 인수를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노보 노디스크가 인수전에 전격 참전했다.노보 노디스크는 지난달 30일 멧세라 주식을 주당 56.5달러, 최대 21.25달러의 조건부가치권(CVR)을 포함해 총 90억달러(약 12조8600억원) 규모로 인수를 제안했다. 이는 화이자가 제시한 73억달러(약 10조4300억원) 인수가보다 23% 높은 금액이다.화이자는 즉각 반발하며 "시장 지배적 기업의 반독점적 행위"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다만 멧세라는 노보 노디스크의 제안이 '보다 우월한 조건'이라며 기존 계약에 따라 화이자에 4영업일 이내 재협상 기회를 통보했다.업계에서는 노보 노디스크가 최근 주가 하락, 구조조정, 이사회 내 갈등 등으로 압박을 받는 가운데 일라이 릴리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있다.화이자는 반대로 비만 시장의 독점 구도를 견제하려는 전략적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국내 제약사들은 개발 속도를 높이며 글로벌 경쟁에 가세했다.한미약품은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448명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체중 5% 이상 감소율은 79.4%, 10% 이상은 49.5%, 15% 이상은 19.9%로 나타났다.평균 체중 변화율은 -9.75%로 위약군(-0.95%) 대비 뚜렷했다. 기존 GLP-1 계열 대비 구토·오심 등 부작용 발현 비율도 두 자릿수 낮았다.한미약품은 연내 허가신청을 염두에 두고 이번에 40주차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임상은 64주차까지 투약, 관찰할 예정으로, 향후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보다 투약 지속에 따른 개선된 지표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일동제약은 경구용 GLP-1 계열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에서 4주 만에 평균 9.9%(8.8㎏)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이는 일라이 릴리의 먹는 비만약 '오포글리프론'(6.4%) 보다 높은 수치다. 일동제약은 내년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이밖에도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기업들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4~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비만학회(Obesity Week 2025)에 참가한다.한미약품은 GLP-1·GIP·글루카곤 삼중작용제 'HM15275'와 근육량은 증가하면서 지방만 선택적으로 줄이는 신약 후보물질 'HM17321'에 대한 연구성과를 공개한다.또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이중작용제 'MET-GGo' 전임상 결과를 처음 선보인다. MET-GGo는 미국 멧세라에 기술이전된 6종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