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쉴더스-KSH 합병, 부채비율 873%에서 130% 안팎 낮아질 듯EQT의 SK쉴더스 인수금융, 고스란히 SK쉴더스 빚으로 전가돼빚부담 여전한데 … SK쉴더스, 최근 해킹 사고 등은 과제로
  • SK쉴더스가 대규모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 인수금융(기업을 사고팔 때 활용하는 대출)에 대한 리파이낸싱 이후 급증한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서다. 이를 위해 SK쉴더스는 모회사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KSH)에 대한 역합병을 추진하는 한편 물리보안 자회사 대민보안공사, 구일일무인경비시템에 대한 합병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SK쉴더스는 리파이낸싱 이후 873%까지 급증한 부채비율을 130% 안팎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일 SK쉴더스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모회사 KSH에 대한 합병을 의결할 예정이다. SK쉴더스가 모회사 KSH를 흡수합병하는 역합병 방식이다. 합병 비율은 1:1.6754306. 주총을 통과한다면, 채권자이의제출기한 등을 거쳐 오는 12월 30일 합병을 진행할 예정이다.

    KSH가 SK쉴더스의 지분 100%를 보유한 만큼 지배지분의 변동은 없다. KSH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Soteria Bidco SCSP가 지분 68%를, SK스퀘어가 지분 32%를 보유 중이다. 

    이번 합병으로 지주회사인 KSH가 사라지고 사업회사 SK쉴더스를 직접 지배하는 구조로 재편된다. 이와 별개로 SK쉴더스는 오는 30일 지분 100% 물리보안 자회사인 구일일무인경비시스템, 대민보안공사도 각각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SK쉴더스의 이런 지배구조 변경의 배경에는 최근 EQT의 리파이낸싱이 자리하고 있다. 

    EQT는 지난 2023년 SK쉴더스를 인수하면서 조달했던 인수금융의 7%대 금리를 5%대로 낮춰 대출 조건을 바꾸는 리파이낸싱이 최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차입 주체가 KSH에서 SK쉴더스로 변경됐다. 이는 SK쉴더스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약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이 SK쉴더스의 부채로 인식되면서 부채비율이 873%까지 치솟은 것. 

    실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7월 SK쉴더스에 대한 재무부담 확대를 이유로 SK쉴더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SK쉴더스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도 결국 이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조치다. SK쉴더스는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잉여이익금 2조3600억원을 KSH에 배당했는데, 다시 합병함으로서 자본총계를 대폭 늘릴 수 있게 된 것. 이 경우 합병법인 SK쉴더스의 부채비율은 130%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쉴더스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사전에 계획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지배구조 단순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가치 제고 활동의 일환”이라며 “합병 후 부채비율에 대해서는 합병 회계 절차가 남아있어 아직 확정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합병으로 EQT가 SK쉴더스의 인수 비용을 SK쉴더스에 떠넘기는 형태의 레버리지 바이아웃(LBO) 형태가 확정됐다는 지적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SK쉴더스의 인수비용에 대한 부채를 고스란히 SK쉴더스가 갚아야하는 처지에 놓인 셈. KSH는 설립 이후 SK쉴더스의 배당에도 불구하고 높은 금융 비용 때문에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해왔는데, 이 부담도 고스란히 SK쉴더스의 몫이 됐다. 

    공교롭게도 SK쉴더스의 상황은 썩 좋지 않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8% 감소한 227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주요 고객사였던 SK텔레콤은 지난 4월 해킹 사고로 유심 관련 정보가 유출됐고 지난달에는 SK쉴더스의 해커를 유인시스템(허니팟)이 해킹되면서 주요 고객사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보보안 기업인 SK쉴더스에서 사이버 침해사고가 발생한 것만으로도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금융기관에서 부채비율 관리에 대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