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3900선도 무너져 … 코스피·코스닥 동반 급락권대영 “빚투도 레버리지의 일종 … 무조건 나쁘지 않아”국힘 ‘주식 빚투’ 권장 권대영 “집단소송감 …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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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빚투도 레버리지” 발언이 하루 만에 무색해졌다. 코스피가 급락하고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입으면서 정부의 안이한 시장 인식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7.32포인트(2.85%) 내린 4004.42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증시가 장중 6% 안팎으로 폭락했다. 특히 오전 10시33분께는 코스피지수가 6.16% 내린 3867.81까지 밀렸다.이에 한국거래소는 각각 7개월과 15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를 발동하기도 했다. 지난 4월7일 이후 7개월 만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대형 기술주가 동반 하락하고, 조선주를 포함해 그동안 많이 올랐던 종목들이 줄줄이 폭락을 이어가면서다.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빚투 투자와 관련해 "그동안 너무 부정적으로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이라면서 "적정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다.하지만 발언 다음 날 증시가 급락하자 일각에서는 "정부가 빚투를 사실상 권장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번 발언이 과거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빚내서 투자하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코스피 5000'을 의식해 무리하게 시장 낙관론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주식은 불안전 자산이다. 금융당국 고위직이 '빚투'를 '레버리지'로 포장해 찬양한 것은 선진 금융시장에서 본 적이 없으며, 부작용이 크다"며 "권 부위원장의 설레발을 믿고 빚투를 해 손해 보면 책임지나. 오늘 코스피 급락 사이드카 피해자들의 집단소송감"이라고 지적했다.금융권에서도 권 부위원장의 '빚투' 발언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주식시장이 뜨거워진 상황 가운데 금융당국이 투자심리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내놓는 것은 자칫 불씨를 키울 수 있다는 것. 당국에서 "무조건 나쁘지 않다"고 표현한 것은 시장 리스크에 대한 인식을 가볍게 본 것이라는 지적이다.실제 청년층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한계 수준에 이르렀으며, 상당수가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을 통해 투자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로 마련한 자금이 투자로 향하는 가운데, 금리가 다시 오를 경우 '빚투 리스크'가 가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주식시장 신용거래융자잔액은 25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에 근접했다. 내 집 마련의 길이 막히자, 빚을 낸 청년과 서민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정부가 기업 경쟁력 강화보다 '빚투'를 통한 단기 주가 부양에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권 부위원장은 자신의 경솔한 발언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은 막으면서, 주식 투자를 위한 빚은 권하는 이중 잣대는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