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이 경쟁력' 日 노선 예약률·운임 동반 상승3분기 수익성 악화… 연말 성수기 실적에 '사활'
  • ▲ 국내 항공업계가 고환율과 고유가, 실적 부진의 삼중고 속에서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뉴데일리 서성진 기자
    ▲ 국내 항공업계가 고환율과 고유가, 실적 부진의 삼중고 속에서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뉴데일리 서성진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고환율과 고유가, 실적 부진의 삼중고 속에서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사망 사고 여파로 동남아 여행 수요까지 급감하면서 항공사들이 노선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일본 노선에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에 맞춰 운항 비중을 확대하며 실적 방어에 나섰다.

    ◆ '안전이 경쟁력' 日 노선 예약률·운임 동반 상승

    캄보디아 내 잇단 범죄 사건으로 외교부가 일부 지역에 여행금지령을 내리면서, 태국·필리핀 등 인근 국가까지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이로 인해 동남아 여행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다. 해당 지역의 여행사 예약률은 10월 이후 15~20% 줄었고, 항공권 가격도 일제히 하락세다.

    네이버 항공권 검색에 따르면 서울~방콕 노선은 최근 왕복 27만 원대, 두 달 전보다 약 18% 낮아졌으며 세부행 항공권은 일시적으로 16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일본행 항공권은 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급등했다.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일본 노선이 '안전 프리미엄'을 얻고 있다. 6일 기준 네이버 항공권에서 서울~도쿄 왕복 항공권 최저가는 약 63만 원으로, 9월(34만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는 주말 기준 70만 원을 넘어섰고, 저비용항공사(LCC)들도 평균 운임이 40% 이상 상승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캄보디아 사태 이후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동남아 대신 일본을 선택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거리·비용보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 ▲ 항공사들은 3분기 내내 고환율과 고유가, 고비용 구조라는 ‘삼중 악재’에 시달렸다.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37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 줄었다. ⓒ뉴데일리 서성진 기자
    ▲ 항공사들은 3분기 내내 고환율과 고유가, 고비용 구조라는 ‘삼중 악재’에 시달렸다.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37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 줄었다. ⓒ뉴데일리 서성진 기자
    ◆ 日 노선 확대에 4분기 실적 달렸다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주요 노선 운항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며 단거리 수익 노선 강화에 나섰다. 연말 성수기까지 여객을 확대해 실적 반등 총력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6일부터 기존 하루 4회 운항하던 인천~오사카 노선을 하루 3회 증편해 총 7회 운항에 들어갔다. 제주항공이 증편 운항을 시작한 오사카 노선은 한일 양국을 오가는 탑승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노선으로 꼽힌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관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총 881만7765명으로 방문 지역은 오사카가 32.7%로 가장 많았다. 

    티웨이항공은 내달 20일부터 제주~후쿠오카 정기편 직항 노선을 취항한다. 제주발 기준 주 4회 (화, 목, 토, 일) 일정이다. 

    진에어는 이날부터 국내외 총 48개 노선을 대상으로 '매진 특가'를 진행한다. 각 권역별로 상대적으로 수요가 높은 일본 노선은 5~10% 할인을, 동남아·괌 노선은 5~30%의 차등 할인이 들어간다. 탑승기간은 내년 3월 28일까지다. 

    ◆ 비수기 속 고비용 압박…3분기 실적 '주춤'

    항공사들은 3분기 내내 고환율과 고유가, 고비용 구조라는 ‘삼중 악재’에 시달렸다.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37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 줄었다. 이달 실적 발표를 앞둔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항공유 가격도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85달러 안팎을 유지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여객 수요가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수익성으로 연결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연말 성수기 노선 전략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