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스만, 3월 국내 출시 이후 누적 6929대 판매7월 전략시장 호주 판매 시작했으나 초기 부진대표 트림 가격 인하 … 인기 옵션 무상제공도출시 3개월 만에 전면 디자인 조기 개편 검토
  • ▲ 더 기아 타스만. ⓒ타스만
    ▲ 더 기아 타스만. ⓒ타스만
    기아가 올해 출시한 브랜드 최초 픽업트럭 '타스만'이 내수 시장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지만, 또 다른 핵심시장인 호주에서는 부진하며 기대 이하의 판매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에 기아는 이례적으로 호주 출시 3개월 만에 가격 인하에 돌입한 데 이어 전면 디자인을 조기 개편할 전망이다. 판매 가격을 낮추고 현지 시장의 피드백을 수렴해 본격적인 판매 확대를 노리겠다는 방침이다.

    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본격 출고를 시작한 타스만은 지난 9월까지 누적 6929대가 판매됐다. 월평균 1000대를 넘나드는 판매 실적으로, 틈새 차종으로 여겨지던 픽업트럭이 주력 모델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국내 픽업 시장은 오랜 기간 KG 모빌리티(KGM)의 '무쏘'가 독점해왔다. 그러나 타스만의 등장으로 픽업 시장 구도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타스만은 특히 캠핑·레저·여행 등 역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고객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일상용으로 구매하기에 제한적인 픽업트럭 특성에도 불구하고, 3750만~5240만 원대 가격 경쟁력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기아의 성공적인 픽업트럭 시장 진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제는 해외 판매 실적이다. 특히 전략시장인 호주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면서 기아의 고심이 깊어졌다.

    실제 타스만은 지난 7월 호주 출시 이후 9월까지 3개월간 2262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이는 경쟁 모델인 토요타 하이럭스가 1만4546대, 포드 레인저 1만3739대, 이스즈 D-맥스 6654대, 미쓰비시 트라이튼 4797대 등에 비해 낮은 판매 실적이다. 이에 따라 내년 '연 2만 대 판매'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당초 기아는 타스만 출시 전부터 호주를 전략시장으로 설정했다. 이름부터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의 '타스만해'와 호주 남부에 위치한 섬 '태즈메니아'에서 유래, 픽업트럭 등 아웃도어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호주 시장 공략에 힘을 실었다. 개발 과정에서도 기아 호주법인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호주는 시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전통적으로 픽업트럭이 강세인 시장이다. 또한 호주 내 기아 차량의 인기가 높아 타스만의 흥행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현지 소비자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아는 이례적으로 호주 출시 3개월 만에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면서 조기 가격 인하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 호주 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대표 트림인 '타스만 X-라인'의 현지 시작 가격은 6만7990호주달러(약 6400만 원)로 출시 초기보다 3000호주달러(약 282만 원) 내렸다.

    최고급 X-프로 역시 7000호주달러(약 660만 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스포츠 바·사이드스텝·소프트 톤노커버 등으로 구성된 '스포츠 패키지(Sports Pack)'를 옵션 가격 없이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가격 인하와 더불어 전면 디자인 조기 개편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타스만은 출시 전부터 박스형 차체와 큼직한 세로형 헤드램프, 각진 휠하우스 등이 강인하지만 매끄럽지 않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았다.

    여기에 현재 디젤 엔진 외에 가솔린 기반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팬층이 두터운 호주 픽업트럭 시장을 뚫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타스만은 당초 호주 전략형 모델로 개발된 차량인 만큼 현지 소비자 특성에 맞는 전략을 잘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