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5년간 110조원 '생산적·포용금융' 투입 … '국가 전략산업·민생' 방점

KB금융그룹이 향후 5년간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을 투입하며 ‘국가 성장금융’의 한 축을 맡는다. 산업·지역 균형발전과 민생 회복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자금의 흐름을 부동산 중심에서 실물경제와 혁신 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날 “2030년까지 총 110조원의 생산적·포용금융을 공급하겠다”며 구체적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93조원을 ‘생산적금융’으로, 17조원을 ‘포용금융’으로 배분한다. 이는 신한금융이 발표한 110조원 규모의 ‘K-성장 프로젝트’와 규모를 맞춘 것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생산적금융 전환’ 정책에 대한 민간 금융권의 응답으로 해석된다.

◆ 전략산업에 93조원 투입…‘5극 3특’ 지역 성장 프로젝트 본격화

KB금융은 93조원의 생산적금융을 ▲투자금융 25조원 ▲전략산업융자 68조원으로 구분해 투입한다.

우선 투자금융 부문에서는 1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에 참여하고, 별도로 15조원의 그룹 자체 투자재원을 조성해 첨단전략산업, 신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물류·항만 등 성장산업에 자금을 집중한다. 특히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인 ‘5극 3특’ 전략에 맞춰 각 권역별 산업 특화 프로젝트를 발굴해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5극 3특’은 수도권 중심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전국을 5대 초광역권(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과 3대 특별자치도(제주·강원·전북)로 재편해 균형발전과 지역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정부 주도의 국가 성장전략이다.

KB금융은 이미 반도체,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 등 대규모 금융주선을 통해 ‘생산적 금융’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 주관 회의에서 KB국민은행과 산업은행이 공동으로 추진한 총사업비 3조 3000억원 규모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금융주선 계획이 대표적 사례다. 또한 KB증권은 증권사 최초로 정부 상생결제대출 시장에 참여하며 중소기업 자금 선순환 구조를 지원하고 있다.

◆ 서민·소상공인에 17조원, 금융 포용성 강화

포용금융 17조원은 소상공인·서민층·취약계층의 성장과 재기를 돕기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에 투입된다. 중금리 대출 확대, 채무조정, 자산형성 지원 등 실질적 금융 복원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KB금융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재기 지원을 확대하고, 서민의 금융 접근성을 높여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그룹’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KB국민은행은 중소기업 중심의 기업대출 확대를 위한 ‘생산적금융 전담조직’ 신설을 검토 중이며, 이미 지난 10월에는 첨단전략산업 심사유닛(Unit)을 신설해 전략산업 중심 여신 심사 체계를 강화했다. KB증권은 미래산업 분석 역량 강화를 위해 리서치 조직을 재정비했고, KB자산운용 역시 첨단산업 운용실을 신설했다.

◆ “부동산에서 실물경제로” … 그룹 차원 전환 본격화

KB금융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부동산 중심의 자금 흐름을 실물경제로 돌리는 구조적 개편에도 착수한다. 계열사별 부동산금융 영업조직은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대신 기업·인프라금융 중심으로 조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B금융은 지난 9월 그룹 사장단 21명이 참여하는 ‘생산적금융 협의회’를 출범시켜 추진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 중이다. 협의회는 각 계열사별 성과를 분석하고, 그룹 차원의 목표 달성도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