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지분 50% 합작 1카이루스 설립검색·추천·물류 등 핵심 기술 자체 개발할 듯쿠팡·롯데·신세계 잇따라 AI 전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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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컬리 로고 ⓒ컬리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자 컬리가 기술 내재화에 본격 착수하며 합작 AI 법인을 신설했다. AI가 운영 효율성·생산성·서비스 고도화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은 만큼 핵심 기술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 6월27일 AI 전문 법인 1카이루스를 신설했다. 1카이루스는 지분율 50%의 공동기업 투자 형태로 소규모 기술 전문 스타트업과 합작해 공동지배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1카이루스의 본사는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105길에 위치하며 역삼동 컬리 본사와는 약 4km 떨어져 있다. 현재 대표이사는 선임되지 않았고 사내이사 1인만 등재돼 있다. 업종은 정보통신업이며 발행할 주식 총수는 1000만주로 설정돼 있어 초기 단계의 기술 법인임이 확인된다.

    컬리 관계자는 "AI 관련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것은 맞지만 별도의 AI 플랫폼 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부 운영·물류 시스템 고도화와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한 기술 법인"이라며 "1카이루스에서 개발하는 기술은 물류센터 자동화 등 운영 현장에 직접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컬리뿐 아니라 주요 유통 대기업에서도 AI 전환 속도는 이미 뚜렷하다. 상품 기획부터 주문, 재고관리, 배송, 고객 경험까지 전 영역에서 방대한 데이터가 활용되면서 AI 기술 확보가 곧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쿠팡은 AI 분야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지속하며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AI는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수 있는 기회"라며 "장기적으로 AI는 쿠팡 운영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핵심 성장 엔진"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도 AI 기반 리테일 혁신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지난 10월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2025에서 AI와 데이터는 지속가능한 소매 생태계를 만드는 필수 인프라라고 규정하며 롯데의 AI 실증 사례들을 소개했다.

    롯데는 AI 적외선 카메라 기반 신선식품 자동 선별, 12개 언어 쇼핑 어시스턴트 등 AI 기반 운영 시스템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AI는 오프라인 매장을 고객 경험 중심의 공간으로 재해석하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역시 AI 기반 고객 맞춤형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AI 같은 신기술을 유통에 접목해 고객 경험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 전반이 빠르게 AI 중심 구조로 재편되면서 자동화, 예측 기술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유통업의 승부는 점포 수가 아니라 데이터 해석 능력, 알고리즘의 정교함, 운영 자동화 수준에서 갈릴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