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비만 신약이 머지않은 시간 내에 한미약품의 이름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한국형 비만 신약'으로 불리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사실 사연이 많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당초 당뇨 신약으로 개발되던 중 2015년 사노피에 기술이전됐다. 하지만 2020년 기술반환되면서 한미약품이 자체개발을 이어왔다. 한미약품은 독자 플랫폼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이를 비만 신약 개발로 재도전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는 비만 신약인 위고비, 마운자로 등과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이다. 차이점이라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설계로 동양인에 최적화된 치료제로 개발됐다는 점이다.

    기존의 비만 신약들은 체중 감소 비율 수치의 우월성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동양인에 비해 BMI(체질량지수) 수치가 높은 서양인 환자에게 유익한 수치다. 한국인의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비만 신약이라는 점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차별성을 갖는다.

    최근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중간 톱라인 데이터가 발표됐는데 결과가 긍정적이다. 투약 40주차에 시험 대상자 절반 가량(49.46%)이 몸무게가 10% 이상 빠졌다. 

    특히 초고도비만이 아닌 BMI(체질량지수) 30 이하 '여성'에게서 결과가 더 좋았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 그룹 대상자에서 체중 변화율은 -12.20%로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효능과 함께 기존 약물 대비 이상사례가 적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경우 구토나 오심, 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사례 발현 비율이 높다. 

    반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우 관련 이상사례가 기존에 알려진 발현율 대비 두자릿수 이상 비율로 적은 결과를 나타냈다. 여기에 더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능이 기존 약물 대비 우위에 있다.

    국산 비만 신약의 등장은 안정적 공급과 가격경쟁력에서도 기대감이 높다. 글로벌 신약의 경우 품귀현상을 겪곤 했는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평택 스마트플랜에서 생산되는 만큼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 

    또 경제적 비용으로 공급될 수 있어 비만 환자들의 약물 접근성과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이트의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연내 허가를 추진하고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으레 기술반환된 신약후보물질의 가치는 급격히 하락한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았다. 기술반환된 신약후보물질도 자체개발을 통해 가치있는 신약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을 한미약품이 증명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