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투자 키워드는 ‘웰니스’ … 리뉴얼 핵심축으로 부상외국인 의료관광객 117만 명 돌파… 일반 관광보다 더 빠른 회복세호텔·리조트, ‘체류 기간 늘리는 회복형 여행’에 사활
  • ▲ 한국 방문 외국인 환자수 추이 ⓒ야놀자리서치
    ▲ 한국 방문 외국인 환자수 추이 ⓒ야놀자리서치
    국내 호텔업계가 올해 ‘웰니스’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브랜드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치유 중심의 여행 수요가 급증한 데다, 최근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팬데믹 이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고부가가치 관광 수요를 선점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새로 문을 연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신 리조트 ‘안토(ANTO)’, 소노캄 경주 등 주요 신규 호텔·리조트는 모두 ‘웰니스’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리뉴얼을 단행했다.

    지난 9월 오픈한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는 지난해 7월 영업을 종료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를 전면 리모델링한 호텔이다. 웨스틴의 핵심 철학인 SLEEP WELL, EAT WELL, MOVE WELL 등 여섯 가지 웰니스 가치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객실 감축이다. 기존 656실에서 564실로 줄이는 대신, 피트니스 시설을 두 개 층으로 확장해 ‘어반 웰니스’ 콘셉트를 강조했다.

    여인창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대표는 “호텔은 단순한 숙박이 아니라 고객의 일상과 회복을 설계하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도심 속 웰니스 호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선보인 신규 리조트 안토(ANTO) 역시 리뉴얼의 방향을 ‘웰니스 강화’로 정했다. 요가·명상 중심의 프로그램, 숲을 활용한 자연 테라피, 전문 브랜드 협업 등 체류 속 힐링 경험을 대폭 확대했다.

    9월 문을 연 소노캄 경주도 기존 소노벨 경주를 프리미엄 티어로 업그레이드하며 웰니스 콘셉트 ‘유유자적’을 전면에 내세웠다. 북카페, 웰니스 풀앤 스파 등 휴식·치유형 공간을 강화해 체류 경험을 재정의했다.
  • ▲ 소노캄 경주 웰니스 풀앤스파 실내외 공간ⓒ최신혜 기자
    ▲ 소노캄 경주 웰니스 풀앤스파 실내외 공간ⓒ최신혜 기자
    웰니스 강화를 향한 호텔업계의 움직임 뒤에는 ‘의료관광객의 폭발적 성장’이라는 확실한 수요 기반이 있다.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외국인 환자 수는 117만명으로, 의료관광 제도 도입 이후 최대치다. 이는 2019년 49만7000명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반면 2024년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1637만명, 팬데믹 이전의 80~90% 수준 회복에 머물렀다. 의료관광이 일반 관광보다 훨씬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야놀자리서치는 “의료관광을 K-웰니스로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의료관광이 체류 기간이 길고 소비력이 높은 만큼 호텔업계가 웰니스 공간을 강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분석한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의료를 고부가가치 관광객을 유치하는 앵커 상품으로 재정의해야 한다”며 “병원을 중심축으로, 스파·요가·자연치유·온천 등을 결합한 회복형 패키지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강남 시술 → 제주 해비치 요가·명상 ▲서울 검진 → 전남 장흥 힐링센터 ▲인천 약쑥 체험 패키지 등 의료와 웰니스가 결합된 복합 모델을 제시했다.

    의료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는 한 웰니스는 호텔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체류 기간을 늘리고, 객단가를 높이며, 관광 지출을 확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026년은 호텔업계에서 웰니스가 단순 옵션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이 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의료관광과 결합한 K-웰니스 모델이 향후 국내 관광산업의 방향성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 ▲ 최상위 객실인 스카이하우스 거실ⓒ안토
    ▲ 최상위 객실인 스카이하우스 거실ⓒ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