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이상 위고비 허용 동시에 경고 강화청소년 비만, 규제와 치료 간극전문가들 "정교한 정책 설계 필수"
-
- ▲ 위고비. ⓒ노보 노디스크
청소년 비만치료제 사용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GLP-1 계열 비만치료제에 대한 안전성 경고와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가 12세 이상 청소년 투여로 연령이 확대됐지만 담석증, 담낭염, 저혈압 등 주요 부작용이 성인보다 높은 비율로 보고되면서 오남용을 차단하기 위한 정부의 대응이 본격화된 것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14일 "임상시험 결과 청소년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성인과 동일하게 사용할 경우 부작용 발생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며 "성장기 특성상 위험도가 높아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실제 12세 이상 청소년 비만 환자가 성인보다 담석증, 담낭염, 저혈압 등 부작용 발생률이 높았다. 청소년 비만 환자가 허가 범위 내에서 사용하더라도 구토, 설사, 복통 등 위장관계 이상 사례를 포함한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양 섭취 부족 및 체중 감소와 위장관계 부작용에 따른 탈수, 급성 췌장염 등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요구된다며 의사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허가 범위 내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이에 식약처는 '이상사례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지정하고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공동 감시에 들어갔다.전국 보건소와 의료기관을 통해 청소년 맞춤형 안전사용 리플릿을 배포했으며, 교육부·여가부와 협력해 각급 학교와 청소년 플랫폼 등으로 안내 범위를 확장했다. SNS와 비대면 플랫폼을 통한 비의료적 사용이 확산되는 흐름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경고는 필요한데 … "과도하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정부의 잇단 경고 메시지가 실제 치료가 필요한 청소년의 의료 접근성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청소년 비만은 성인기 고혈압, 당뇨, 지방간 등 만성 대사질환의 시작점이자 조기 개입이 필수적인 질환이라는 인식이 의료계에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다수의 전문의들은 "부작용을 알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위험 신호만 반복적으로 강조하면 부모와 학생이 치료 자체를 기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청소년 비만은 의지나 단순 생활습관 교정으로 해결되지 않고, 조기 치료의 기회를 놓치면 성인기 건강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정부의 규제 강화 흐름과는 별개로 의료현장에서는 청소년 비만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GLP-1 계열 치료제 위고비가 국내에서 청소년 비만 적응증을 단독으로 허가받으며 치료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된 것이다.글로벌 STEP TEENS 임상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는 12세 이상 18세 미만 청소년에서 유의미한 체중 감소, 대사 지표 개선,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입증했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성장기 비만을 조기에 개입해야 한다는 원칙이 더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정부가 추진하는 대책의 핵심은 청소년의 무분별한 약물 사용을 막고 안전성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다. 반면 의료현장이 강조하는 지점은 임상 근거에 기반한 치료 접근성을 보장해 청소년이 성인기 만성질환으로 넘어가는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는 점이다.대한비만학회 관계자는 "청소년 비만이 단순 체형 문제가 아니라 향후 대사질환 위험을 결정짓는 중요한 건강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필요한 것은 경고와 치료 어느 한쪽이 아니라 두 축을 균형 있게 결합하는 정교한 정책 설계"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