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집중에 서버 DRAM 공급 빠듯4분기 계약가 상승폭 확대 예고클라우드 3사, 내년 물량 선점"상반기까지 상승 압력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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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DDR5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서버용 DDR5 가격이 연말을 앞두고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메모리 시장에 과열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동안 HBM(고대역폭메모리) 증설에 공장과 인력이 대거 투입되면서 범용 메모리 생산여력이 줄어든 데다 AI 서버 확산으로 DDR5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4분기 계약가격 인상 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1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주요 메모리 공급사들은 4분기 DDR5 계약가격을 전 분기보다 한 차례 더 올리는 방안을 고객사들과 협의하고 있다. HBM에 집중된 생산능력(CAPA)이 쉽게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서버용 D램의 가용 물량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다.특히 올 하반기 들어 HBM3E와 HBM4 초기 공급 준비가 겹치면서 선단 공정에서의 병목이 심해졌고 DDR5 생산은 사실상 후순위로 밀렸다. 업계에서는 HBM을 중심으로 생산라인이 재편되면서 범용 메모리의 공급 압박이 더 커졌고 4분기 DDR5 계약가격 인상 폭은 상반기보다 뚜렷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글로벌 클라우드 3사가 내년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세운 전략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아마존·구글·MS 등 주요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업체들(CSP)이 AI 인프라 확충 속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 DDR5 물량을 우선 확보하는 방식으로 조기 계약을 확대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DDR5의 프리미엄 구조가 굳어졌다는 평가다.과거 DDR4 시절에는 분기별 협상을 통해 가격을 조정했지만 DDR5는 수요가 공급을 추월하는 새로운 시장 질서를 만들고 있다. 기존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선구매나 선점 계약이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일수도 가격 상승 전망에 힘을 싣는다. 양사의 DRAM 재고일수는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고, 이는 추가 가격 인상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DDR5는 이미 시장 내 '수급 긴장' 상태가 구조화된 만큼 내년까지도 단기 조정 없이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AI 서버 수요 폭증이 범용과 HBM 모두를 동시에 타이트하게 만든다는 점도 핵심 변수다. AI 학습용 GPU가 고성능 메모리를 요구하면서 HBM 비중은 높아졌지만 정작 AI 서버의 기본 구성이 커지면서 DDR5 장착 용량도 과거 대비 크게 늘었다. AI 기업과 CSP들은 AI 모델 규모 경쟁에 나서고 있어 내년에도 서버 D램 수요가 하향 안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지배적 평가다.제조사들은 가격 상승 압력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HBM4 양산 초기에는 공정 안정화와 수율 확보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이 기간에는 DDR5까지 생산여력이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업계에서는 HBM4 준비가 본격화되면서 최소 상반기까지는 D램 전체에서 타이트한 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단기적으로는 DDR5 가격이 조정을 받기보다는 추가 상승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는게 중론이다.반도체업계 전문가들과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DDR5 가격 상승이 단순한 계절적 요인이 아니라 AI 인프라 구조 변화와 공정 전환이 만든 '중장기 전환점'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한다. 연말 또 한번 가격 상승이 예고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메모리 전반의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클라우드, 서버 업체들의 대응 전략이 업계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