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제조업 부가가치 증가율 1.5%… 서비스업은 2.0%로 역전미국 관세·중국 경쟁 심화… 반도체·자동차 산업 타격 우려전문가 "해외기업 유치·자본 유입 위한 정책 설계 필요"
  • ▲ 충남 태안군 반려동물 프로그램 ⓒ연합뉴스
    ▲ 충남 태안군 반려동물 프로그램 ⓒ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중국과의 기술 경쟁 심화, 국내 건설경기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제조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서비스업은 보건·운수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중장기적으로 제조업을 앞지르는 흐름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17일 발표한 '중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2026년 우리나라 제조업의 실질 부가가치는 전년 대비 1.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예상치인 1.8%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로, 특히 내년 상반기 1.6%에서 하반기 1.4%로 점차 하락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예정처는 제조업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미국의 관세 정책 본격화와 국내 건설경기 회복 지연을 꼽았다. 특히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특정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의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와 철강, 반도체 등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제조업의 부진과 달리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정처는 내년 서비스업 실질 부가가치 증가율을 2.0%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1.4%보다 0.6%포인트 높은 수치로, 제조업 증가율(1.5%)을 0.5%포인트 앞선다.

    서비스업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보건업 수요 증가, 유가 안정세, 국내외 여행 수요 회복에 따른 운수업 호조 등이 꼽힌다. 다만, 가계의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 위축이 서비스업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중기적으로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부가가치 증가율은 2027년 2.1%로 소폭 반등한 뒤, 2028년과 2029년에는 각각 1.7%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서비스업은 같은 기간 2.0~2.1%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제조업의 저성장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기반의 약화가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경제 전문가는 "국내 제조업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부가가치 둔화가 예상된다"며 "해외 기업의 생산시설을 국내에 유치하고, 외국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입할 수 있는 정책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