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일로일로 운영사업 공동제안서 제출 … 우선순위 선점 판단당초 6월 중 결과 발표 예상 … 필리핀 '부패와의 전쟁'으로 지연사장 공석 19개월째 지속 … 리더십 공백 속 '해외전략 부재'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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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이(왼쪽 두 번째) 지난해 8월 28일 필리핀 마닐라 PAVI에서 마리베스 톨렌티노 필리핀 PAVI 사장(왼쪽 세 번째), 아르투로 몽헤 필리핀 PAVI 인프라 사장(오른쪽 두 번째)과 필리핀 일로일로 국제공항 운영권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공항공사의 필리핀 일로일로공항 운영 수주전이 단독 입찰에도 불구하고 현지 정치 혼란 속에서 장기화되고 있다. 일각에선 사장 공석으로 인한 전략 부재 속 해외사업 추진력이 줄어든 것 아니냔 지적도 제기된다.18일 업계에 따르면 공사는 일로일로 공항 운영사업의 공동제안서를 필리핀 당국에 제출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승인 이후 당국이 제3자 공고를 내고, 타 업체에서 추가 제안이 없으면 공사가 운영권을 최종 획득하게 된다.앞서 공사는 지난해 8월 일로일로 공항의 25년간 단계별 운영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필리핀 부동산개발 및 공공 유틸리티 사업 전문기업인 PAVI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최종 운영 사업자로 선정되면 △터미널 리모델링 및 활주로 포장공사(1단계)△여객터미널 및 화물터미널 확장(2단계)△여객터미널 및 계류장 확장(3단계)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일로일로 국제공항은 여객터미널 1동(1만3700㎡)과 활주로 1본(2500m X 45m)의 공항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재작년 기준 연간 터미널 수용이 가능한 용량(160만명)을 초과한 약 230만명의 여객이 공항을 이용했고, 홍콩과 싱가포르 노선의 취항이 결정돼 공항 혼잡으로 인한 시설의 확장이 시급한 상황이다.공사는 당초 올해 6월 중 수주 결과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도 감감무소식이다. 이를 두고 필리핀 현지에서 지난 7월 드러난 '홍수 방재 사업'과 관련한 부패 의혹이 마르코스 행정부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로일로 공항 운영권 수주 결과도 늦춰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필리핀은 태풍으로 홍수 피해가 잦아 방재 체계가 곧 국민 안전으로 직결되는데, 최근 태풍 '갈매기'와 '풍웡'이 잇따라 필리핀에 상륙해 이달에만 259명 이상이 홍수와 산사태로 목숨을 잃었다.이 가운데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최소 15개 건설사가 담합해 총 1000억 페소(약 2조4370억 원) 규모의 홍수 통제 사업을 독식했고, 상당수가 부실 시공이거나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사업'으로 나타나면서 민심이 악화하자 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해외 사업 승인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공사 관계자는 "필리핀 전체적으로 인프라 사업과 관련해서 부정부패를 수사하면서 사업들이 전반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업 일정상 마감일을 넘어섰지만, 발주처 내에서 일정이 지연되는 만큼 공사는 그저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선 공사의 사장 공석이 19개월째 지속되면서 전략 부재 속 해외사업 추진력의 줄어든 것 아니냔 지적도 제기한다. 앞서 윤형중 전 사장이 작년 4월 돌연 사퇴한 이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을 지낸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이 '취업 승인' 결정까지 받았으나, 각종 불법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공사는 여전히 대행체제를 유지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공사가 필리핀 당국의 발표만 기다리는 수동적 대응을 하는 사이에 현지 담당자가 바뀌면 그나마 진행하던 과정마저 '도돌이표'가 될 수 있다"며 "앞선 정치인 출신 사장들은 추진력이라도 발휘할 수 있었겠지만, 수장 공백이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리더십 공백이 커지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다만 공사는 이번 수주전에 현지 기업과 함께 사실상 단독 입찰에 들어간 만큼 최종사업자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밟고 있다고 판단한다. 공사 관계자는 "공항공사는 2018년부터 공항 운영 전문기업 자격으로 필리핀 당국에 제안서를 제출한 만큼 우선순위를 선점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중 결과 발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