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여행 만족도, 결국 ‘가이드 경험’에서 갈려"유튜브·브랜디드 콘텐츠 … Z세대~5060 아우르는 확장 전략“자유여행 고객도 끌어들이는 패키지 …여기어때 정체성 넓힐 것”
  • ▲ 강석우 여기어때 브랜드익스피리언스1팀장ⓒ정상윤 기자
    ▲ 강석우 여기어때 브랜드익스피리언스1팀장ⓒ정상윤 기자
    “패키지 여행의 만족도는 결국 ‘가이드와의 케미’에서 결정된다.”

    지난 18일 여기어때 강남본사에서 만난 강석우 여기어때 브랜드익스피리언스1팀장(BXP1)은 9월 론칭한 ‘여기어때 가이드팩’의 기획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OTA(온라인 여행 플랫폼)가 패키지 영역에 본격 진출하는 드문 사례이기도 한 만큼, 업계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 팀장은 2020년 여기어때에 합류했다. 야놀자, 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 등에서 브랜드 캠페인을 다수 진행해 온 그는 현재 브랜드 캠페인·온드미디어·브랜디드 콘텐츠를 아우르는 브랜딩 총괄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그가 속한 BXP1팀은 총 8명의 팀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는 “패키지는 여행사의 영역”이라는 고정관념부터 깨야 했다고 전했다. 

    여기어때는 기존 숙박·항공 중심의 OTA 플랫폼으로 인식돼 왔다. 반면 패키지 여행은 하나투어·모두투어 등 전통 여행사가 시장을 주도해온 영역이다.

    강 팀장은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만큼, 기존 여행사와 완전히 다른 접근법이 필요했다”며 “가격, 지역 구성 등 여러 요소 중 우리가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은 ‘가이드’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자체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여행사가 다르더라도 일정 자체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여행이 끝났을 때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요소가 ‘가이드 경험’이었다는 것이다.
  • ▲ 여기어때 가이드팩 가이드리스트ⓒ여기어때
    ▲ 여기어때 가이드팩 가이드리스트ⓒ여기어때
    여기어때는 단순히 가이드를 섭외하는 단계를 넘어, 가이드가 직접 기획한 테마 상품을 만든 것이 핵심이다.

    가이드들은 5년에서 많게는 20년 넘게 활동해온 베테랑으로 “언젠가 내 스타일의 여행 패키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는 니즈가 강했다.

    여기어때는 이들을 ‘스타 가이드’로 명명하고, 기획 단계에서부터 함께 상품을 구성했다.

    가이드 신청을 받아 경력·고객 평가·전문성·테마 기획 의지 등을 종합 평가해 최종 선발했다.

    예컨대, 사케·전통주 투어를 담당하는 가이드는 소믈리에 자격증을 가진 양조장 마니아, 커피 투어 가이드는 코로나 시기 호텔 바리스타 경력을 가진 카페 문화 전문가, 트레킹 투어 가이드는 일본에서 20년간 호텔리어로 근무하며 명산을 탐방해온 현지 전문가, 영화 투어 가이드는 20년간 영화 마케팅 업계에서 일한 뒤 가이드로 전향한 스토리텔러 등이다. 

    단순 안내가 아닌, “가이드의 전문성 자체가 상품이 되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계약 기간은 패키지 특성을 고려해 1개 시즌(약 4개월) 단위로 운영된다.
  • ▲ 강석우 여기어때 브랜드익스피리언스1팀장ⓒ정상윤 기자
    ▲ 강석우 여기어때 브랜드익스피리언스1팀장ⓒ정상윤 기자
    현재 공개된 테마는 일본 지역 5종.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은 압도적으로 전통주(사케) 투어다.

    후쿠오카 도착 후 보트 디너, 참깨 양조장 방문과 시음, 생사케 체험, 매실주 담그기 등 자유여행으로는 동선·음주 제한 때문에 하기 어려운 코스를 버스로 이동하며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가격대는 항공·룸 옵션에 따라 40만~80만원대, 대표 상품 기준 후쿠오카 3박4일 약 6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특히 ‘쇼핑이 빠진 패키지’라는 점에서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 같은 특징 덕에 고객 연령층도 폭넓다. “50대 이상이 코어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0~30대 비중도 높다”고 강 팀장은 설명했다.

    유튜브 브랜디드 콘텐츠 유입이 크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여기어때는 패키지가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를 겨냥해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했다.

    대표적으로 ‘72시간 소개팅’, 장민호 출연 콘텐츠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이드팩’을 노출했다.

    50~60대 타깃을 위해 TV 편성도 진행했으며, 서울 시내 버스 랩핑을 통한 대중 노출도 병행했다.

    여기어때가 가이드팩을 통해 노리는 건 단순한 판매 확대가 아니다.
  • ▲ 장민호가 '여기어때'가 각 테마별 전문 스타가이드들과 함께 만든 새로운 패키지 여행 '가이드팩'에 참여했다. ⓒ여기어때
    ▲ 장민호가 '여기어때'가 각 테마별 전문 스타가이드들과 함께 만든 새로운 패키지 여행 '가이드팩'에 참여했다. ⓒ여기어때
    강 팀장은 ‘패키지도 여기어때에서 간다’는 인식을 구축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강조한다. 

    '여기어때=숙소 예약 플랫폼'이라는 고정 인식을 '여기어때=자유여행 + 패키지도 가능한 종합 여행 브랜드'로 확장시키는 것이 브랜드팀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30대 자유여행 고객은 패키지 진입장벽을 낮추고,
    50~60대 패키지 중심 고객은 자연스럽게 자유여행 카테고리로 확장시키는 크로스 셀링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다음 시즌 상품은 검토 초기 단계다. 지역 제한은 없으며, 패키지 수요가 높은 지역부터 우선 고려될 가능성이 크다.

    재미있는 점은 내부에서 오갔던 ‘탈락한 테마’도 여러 가지라는 것. 예컨대 “일본의 골목 술집과 소규모 맛집만을 돌아보는 초(超)로컬 투어”는 매력적이지만, 공간 제약 탓에 정식 론칭이 어려웠다.

    개인적인 희망으로는 이집트처럼 ‘가보기 어렵지만 로망이 있는 지역’도 포함된다며 웃었다.

    가이드팩의 시즌 정원은 별도로 두지 않지만, 현재 100명 이상이 이미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전통주 테마는 단체 문의가 이어질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강 팀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에 대해 “자유여행 고객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패키지 중심 고객에게는 여기어때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브랜드 경험의 확장을 통해 여행의 방식 자체를 새롭게 제안하는 것이 가이드팩의 핵심"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