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공사서 127억 비용 과다 산출 드러나나라곳간 구멍 나는데 도로공사는 여전히 돈잔치설계 오류·난가 올려치기·불필요 공사 난무 '상습' 비난李대통령 예산 문제 직격에도 세금으로 장난치는 행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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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영덕고속도로 ⓒ연합뉴스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서 127억원 규모의 예산을 과다 산출한 사실이 내부 감사에서 드러났다. 세수 결손이 3년 연속 이어지고, 대통령까지 공공기관 예산 낭비를 질타했지만 도로공사는 여전히 반복되는 비용 부풀리기 행태에 관리·감독까지 소홀하다는 비판이 거세다.20일 '한국도로공사 감사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올해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서 총 127억원 규모의 예산을 부적정하게 편성한 것이 내부 감사에서 적발됐다.우선 공사는 올해 12월 고속도로 A~B 구간 준공을 위해 지난 2022년 9월 30일 4개의 민간 업체와 72억5743만8000원에 달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공사비 총 16억7500만원이 초과 산출된 것으로 드러났다.공사는 해당 구간 제5공구 내 2개 교량의 경우 교대 기초가 성토부에 위치하지 않거나 수평변위 계측이 불필요한데도 수평변위 계측 비용을 반영하면서 계측비용 4억4200만원을 불필요하게 책정했다.수로암거 등 배수시설 거푸집 설계에선 산출항목이나 수식 연결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데 제3, 4공구에서 수로암거 무늬거푸집 1만8068㎡를 설계에 잘못 반영해 7억5400만원의 예산을 추가로 산정했다.5공구의 경우 철근콘크리트 개거 거푸집 설계오류로 거푸집 설치 공사비가 과다 반영됐고, 철근콘크리트 개거 거푸집 설계오류로 골재구입 비용이 증가해 4억7900만원의 예산이 늘어났다.공사는 올해 완공을 목표로 지난 2021년 10월 15일 3개의 업체와 고속도로 C~D 구간 건설 계약을 체결했는데, 여기서 무려 111억5900만원에 달하는 예산 뻥튀기 정황이 확인됐다.제5공구 내 분기점의 경우 완전클로버형으로 회차가 가능해 회차로 설치가 불필요한데도 회차로 공사를 시도하려 했으며, 제1~6공구 혼합골재와 관련해 직접구매 대상자재 설계 반영 오류로 39억3200만원의 예산이 부적절하게 짜였다.또 공사 원가는 재료비, 노무비, 경비로 구분해 작성해야 하는데도 제1~6공구 염사분사시설의 경우 재료비와 노무비 등 구분 없이 경비로 반영했으며, 제3공구의 경우 염사분사시설 표준내역서가 단가 대비 미터당 최대 25만1000원 높게 설계돼 15억9100만원의 예산이 초과 산출됐다.특히 제1~6공구는 연약지반 개량용 쇄석매트를 순환 골재로 변경할 경우 공사비 50억8200만원이 절감될 수 있었는데도 재료를 부적정하게 설계했으며, 제6공구 살수차 설계수량의 경우 토공 작업가동률을 적용하지 않아 운영 일수가 정당 설계수량(2만6164km)보다 1만1925km 높게 잡혀 5억5400만원의 예산이 과도하게 산출됐다.이러한 예산 낭비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월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쓸 돈은 없다"며 공공기관 통폐합과 예산 절감의 고강도 조치를 주문했지만, 도로공사는 여전히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매년 유사한 예산 과다산출 사례가 반복되면서 함진규 사장을 필두로 한 공사 경영진의 관리·감독 의지가 실종된 것 아니냔 비판까지 제기된다. 상습적인 예산 부풀리기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데도 여전히 세금으로 장난치는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한 재정 전문가는 "도로공사의 예산 부풀리기와 사적 유용은 상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감사에 드러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실제 낭비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의 리더십은 실종됐고, 내부 통제는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