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흥행에 시총 1조 달러 코앞오포글리프론, FDA 승인시 세계 최초 경구용 비만치료제 확보마운자로·젭바운드·오포글리프론 GLP-1 3종 연매출 최대 1010억달러 전망
  • ▲ 일라이 릴리. ⓒ연합뉴스
    ▲ 일라이 릴리. ⓒ연합뉴스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로 유명한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제약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이하 릴리)는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GLP-1 계열 비만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20일(현지시간) 기준 시총 986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중 한때 99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GSK, 머크(MSD), 노보 노디스크, 사노피, 화이자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사실상 GLP-1 시장을 압도적으로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2018년 애플이 처음으로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제약사로는 릴리가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릴리 성장세의 중심에는 마운자로와 젭바운드가 있다. 두 제품은 미국 내 신규 환자 점유율 70~75%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경구용 GLP-1 후보 '오포글리프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두고 있어 세계 최초 경구용 비만치료제 승인 기업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들 3개 제품의 글로벌 연매출이 최대 10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오포글리프론은 승인 첫해 5억 달러 매출을 올릴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또 2026년에는 GLP-1 치료제 3종이 257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6일(현지시간) 릴리의 젭바운드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것으로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릴리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미국 트루이스트 증권 등은 릴리가 오히려 더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며 마운자로, 젭바운드와 앞으로 승인될 오포글리프론이 월 약 200달러로 책정될 경우 최대 연 매출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GLP-1 시장이 가격 경쟁이 아닌 물량(공급) 중심 시장으로 재편된 구조이기 때문이다. 공급 여력 자체가 시장 점유율과 매출 규모를 결정하는 환경이라는 의미다. 

    오포글리프론이 저비용 소분자 제형으로 생산되며 생산 규모 확대가 용이하다는 점도 릴리의 성장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다만 릴리에게는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마운자로와 젭바운드의 특허 만료 이후 바이오시밀러·제네릭(복제약)의 추격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하다.

    데이브 릭스(Dave Ricks) 릴리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특허 주기를 넘어서는 '자가 부담 브랜드(Self-pay branded business)'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해당 비전에 대한 자세한 답변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보험 적용이 제한적인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릴리는 소비자 직접 판매 플랫폼 '릴리 다이렉트(Lilly Direct)'를 통해 가격을 유연하게 제공하고 인지도와 충성도를 기반으로 시장 지배력을 굳건히 할 것"으로 유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