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 원리금 4000억원 지급 책임 모두 소멸임광현 "공격적 조세회피 끝까지 대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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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세청.ⓒ뉴시스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매각 관련 국제투자분쟁(ISDS)의 중재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 사건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론스타에 배상해야 했던 원금·이자 등 약 4000억원 상당의 배상책임이 모두 소멸됐다. 이번 사건은 ISDS 판정 취소절차에서 우리 정부가 최초로 승소한 사례다.24일 국세청에 따르면 론스타가 제기한 ISDS는 크게 금융 쟁점과 조세 쟁점으로 나뉜다. 조세 쟁점은 '원 판정'에서 정부의 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다. 이번 '원 판정 취소절차'에서도 취소 사유가 없음을 이유로 론스타 측의 취소신청이 모두 기각됐다.이번 결정으로 조세 쟁점에 대한 정부의 승소가 그대로 확정돼 론스타는 더 이상 불복을 제기할 수 없게 됐다. 과세관청의 론스타에 대한 과세처분이 국제적 과세기준에 부합하고, 자의적이거나 차별적 대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ICSID를 통해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그간 진행경과를 살펴보면 론스타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 진출해 빌딩 보유법인 주식, 은행 주식 등을 인수해 양도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차익을 얻었고, 이에 정부(과세당국)는 론스타가 얻은 이익에 대해 조세조약과 국내 법률을 적용해 합당한 과세처분을 해왔다.2012년 론스타는 자신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치가 투자협정을 위반했음을 이유로 ISDS를 제기했다. 조세 쟁점과 관련해서는 과세당국이 조세조약 상 비과세 혜택의 적용을 거부하고, 소득의 실질귀속자 판단 등에 있어 일관성 없는 자의적 기준을 적용했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정부는 조세회피 목적으로 설립된 실체가 없는 '도관회사'에 대해서는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비과세 혜택이 부여되지 않고, 론스타에 대한 각 과세처분은 구체적 사실관계를 고려해 정당하게 부과된 것이라는 것을 제시하며 론스타 주장에 맞섰다.ISDS 제기 후 10년만인 2022년 8월 중재판정이 내려졌다. 당시 판정부는 조세 쟁점과 관련해 우리 정부 측의 배상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 주장대로 과세당국이 실질과세원칙 등을 적용한 과세처분은 국제적 과세기준에 부합하며, 자의적이거나 차별적 대우를 한 사실이 없고 투자협정상 의무를 위반한 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이후 2023년 7월 론스타는 이 같은 판정이 절차규칙 등을 위반했다는 점을 사유로 조세 쟁점에서 배상 책임이 없다는 것을 포함한 정부 승소 부분에 대해 취소신청을 제기했다. 같은 해 9월 정부는 배상책임이 인정된 금융 쟁점 부분에 대한 취소신청을 제기했다.2년 이상 이어진 심리 끝에 지난 18일 ICSID는 론스타의 취소신청은 기각했고 정부의 취소신청은 모두 인용해 배상금 지급의무가 소급해 소멸, 정부의 과세처분은 공식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게 됐다.국세청은 ISDS 원 중재판정과 그 후 진행된 취소절차에서 조세 쟁점 부분 승소확정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선 세무조사·조세쟁송 관련 부서로 구성된 전담팀을 만들어 조세 쟁점을 정리하고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등 대응체계를 갖췄다.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에 적극 참여해 과세관청의 의견을 개진했다.론스타 측 서면을 면밀히 분석해 오류를 지적하고 우리의 주장을 강화할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국제법 전문가의 의견서를 확보해 대응논리를 보강한 의견서를 판정부에 제출했다.세무조사 당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과세논리를 만들었던 업무 담당자와 협업하고, 2015년과 2016년에 미국 워싱턴 D.C.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있었던 구술심리에 참석해 당시 조사상황에 대해 진술했다.국세청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펀드의 공격적 조세회피를 최초로 조사하고 국제조세체계를 정립하면서 진취적으로 과세처분을 했으며 오랫동안 이어진 조세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 힘써왔다"고 말했다.임광현 국세청장은 "앞으로도 국내외 투자자를 막론하고 공격적 조세회피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과세기준에 따라 정당한 과세처분을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