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 투 윈’과의 결별, 온전히 4만5000원 멤버십만으로 이용 가능목표한 연 매출 3500억원 달성 위해 연간 60만명 가입해야단순 외형 패키지 구매율이 변수 … ‘리니지 라이크’ 회귀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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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중장년층 중심에서 벗어나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파격적인 변화에 나섰다.지난 19일 출시된 신작 ‘아이온2’에는 과거 리니지의 성공 방식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과감하고 실험적인 비즈니스모델(BM)이 도입된 것. 이 실험은 향후 엔씨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24일 엔씨에 따르면 ‘아이온2’는 ‘포스트 리니지’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반영됐다. 가장 핵심은 그동안 과금하는 만큼 경쟁에서 더 유리해지는 ‘페이 투 윈(Pay To Win)’ 구조를 일제히 허문 것이다. ‘페이 투 윈’은 그동안 엔씨가 쌓아올린 MMORPG의 근간이자 ‘리니지 라이크’라는 장르로 대표되는 특성이었다.리니지 시리즈에서 악명 높은 유료 버프나 유료 확률형 아이템, 유료 장비 등은 ‘아이온2’에서는 일체 배제됐다.‘아이온2’는 기본적으로 편의성 멤버십과 콘텐츠 멤버십 2종이 주요 상품 외에는 필수적인 상품이 없다. 각각 1만9700원, 2만9700원인 이 상품은 함께 구매할 경우 4만5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 외형 아이템과 편의성 보상인 ‘배틀패스’나 외형 패키지 상품은 게임 내 유·불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물론 여기에는 수많은 고민이 반영됐다. 단적으로 필수 멤버십은 이용 기간이 한달이 아닌 28일로 설정돼 있다. 이 때문에 ‘아이온2’의 멤버십을 1년간 이용할 경우 총 13회 결제해야한다. 엔씨의 1년은 13개월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까지 나온다. -
- ▲ 유저들이 올리는 다양한 '아이온2'의 외형.ⓒ아이온2 커뮤니티
엔씨가 이런 방식까지 동원해야했던 배경에는 경쟁적 과금요소를 배제하고도 충분한 매출을 확보해야하는 절박함이 있다.엔씨는 ‘아이온2’의 연간 매출을 보수적 기준으로 3500억원으로 제시했는데, 단순 계산으로는 연간 이용자 60만명이 필수 멤버십을 이용해야만 도달이 가능한 수치다. 게임 초기 반짝 흥행만으로는 달성이 불가능하다.엔씨 입장에서는 외형 패키지, 시즌 상품인 배틀패스 등을 팔수록 더 유리한 구조다. 다만 이는 대부분 게임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팔릴지가 앞으로 ‘아이온2’의 매출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게임 효율을 과금으로 환산해 매출을 올려오던 엔씨에게는 그야말로 가보지 않았던 길이다.게임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임 캐릭터를 꾸미고 단장하며 만족을 얻는 수요가 주요 2030세대 게임 트렌드가 된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MMORPG 시리즈 초기의 정액제 스타일에 근접한 것으로 현재 ‘리니지 라이크’의 수익창출 방식과는 완전한 결별”이라고 평가했다.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의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엔씨가 ‘아이온2’의 실험이 얼마나 매출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다시 ‘리니지 라이크’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통상 ‘리니지’ 시리즈는 출시 초기에는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과금 시스템을 선보이지만 게임이 노화될수록 노골적인 신규 과금 상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성과를 얻을 수 있는 MMORPG의 특성상 효율을 높이는 형태의 상품에 대한 니즈는 ‘아이온2’에도 꾸준히 제기될 전망이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주요 수요층인 3040 직장인들에게는 불리한 환경이다.결국 엔씨의 ‘아이온2’ 과금 실험은 향후 RPG 명가로서 엔씨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