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복지부·한은·국민연금 4자 협의체 가동전략적 환헤지·외환 스와프 확대 등 검토할 듯
  • ▲ 23일 서울 중구 한 사설 환전소의 환율 현황판 모습. ⓒ연합뉴스
    ▲ 23일 서울 중구 한 사설 환전소의 환율 현황판 모습.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에서 고착화하는 양상을 보이자 외환당국이 국민연금 등과 4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외환시장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은 이날 오후 '4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협의체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로 인한 외환시장 영향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앞으로 협의체를 통해 외환시장 안정과 국민연금 수익성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4자 협의체가 검토할 환율 안정화 방안으로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우선 정부는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를 가장 먼저 검토하고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 급등하면,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표시 해외자산을 일부 매도해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 환율 상승 압력이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8월 말 기준 기금 1322조원 중 58.3%(약 770조원)를 해외 주식·채권 등에 투자하고 있다. 해외 투자 자산의 5% 안에서 수시로 달러를 사고팔고 있다.

    보유 해외자산의 최대 10%까지 매도할 수 있지만 과도한 환헤지는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률을 훼손해 국민의 노후자산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 외환 스와프를 확대·연장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자금을 조달할때 시중에서 직접 달러를 매입하지 않고 외환보유액을 보유한 한국은행과 스와프 형태로 직접 거래하게 되면 시장의 달러 수요가 줄어 환율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현재 한은과 국민연금은 650억달러 한도로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으며 계약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다만 이 방안 역시 과거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며 문제삼은 전례가 있었던 만큼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제6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모두발언에서 "환율 불안정성, 대외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국민연금기금 운용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며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민하게 대응해 달라"고 강조했다. 

    4자 협의체는 이날 첫 회의를 시작으로 환율 안정을 목표로 수시로 회의를 가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