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 첫 NCC 통합안 제출 NCC 최대 110만 톤 감축 … 정부 목표치 1/3 달성정부 마감 시한 임박 … "12월까지 안 내면 지원 제외"
  • ▲ 대산석유화학단지 전경.ⓒ서산시
    ▲ 대산석유화학단지 전경.ⓒ서산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정부에 충남 대산 석유화학 단지 사업재편안을 제출했다. 이는 지난 8월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 논의가 시작된 이후 업계 최초의 재편안이다. 정부가 제시한 제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나온 이번 재편안을 계기로 다른 산단에서도 연내 추가 합의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가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지원에서 제외하겠다고 재차 강조한 만큼, 업계에서는 다음 달 기업들의 사업재편안 제출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은 26일 정부의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개편에 참여하기 위해 산업통상부에 HD현대케미칼과 공동으로 사업재편계획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에서 각각 가동 중인 NCC를 통폐합해 운영하기로 했다. 결합 방식은 롯데케미칼이 우선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을 만들면, HD현대케미칼이 이를 흡수 합병한다. 

    합병 후에는 HD현대케미칼이 존속하고 분할신설법인은 소멸한다. 이후 롯데케미칼이 합병법인의 주식을 추가 취득해 최종적으로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50%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 구조다. 공정위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간 기업결합에 대한 사전심사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양사는 사업 재편안이 승인된 후 추가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NCC 감축량을 확정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 NCC 생산량 규모는 110만 톤, HD현대케미칼의 공장은 85만 톤이다. 이번 합의로 둘 중 한 곳을 셧다운할 경우, 최대 110만 톤 규모의 NCC 감축이 가능하다. 정부의 사업재편안 골자인 NCC 270만~370만 톤 감축 목표에서 약 3분의 1을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재편안이 석유화학 업계 위기 극복을 위한 첫 물꼬를 텄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수와 울산 산단에서의 협상은 각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사업재편안을 제출한 이날 여수 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해 연내 사업재편안 제출을 강하게 주문했다.

    김 장관은 "대산이 사업재편의 포문을 열었다면, 여수는 사업재편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발표한 사업재편계획서 제출 기한은 12월 말이고, 이 시한을 맞추지 못한 기업들은 정부 지원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업재편계획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들은 향후 대내외 위기에 대해 각자도생해야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 ▲ LG화학 NCCⓒLG화학
    ▲ LG화학 NCCⓒLG화학
    현재 여수 산단에서는 LG화학이 GS칼텍스와 여수 NCC를 매각한 뒤 합작회사를 세워 NCC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답보 상태였던 만큼, 김 장관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상황이 진전될지 관심이 쏠린다.

    울산 산단에서도 지난 9월 김 장관의 방문 이후 뚜렷한 진척이 보인 바 있다.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등 3사는 지난달 30일 '울산 석화단지 사업 재편을 위한 업무협약(LOI)'을 체결하고 외부 컨설팅 기관을 선정해 사업재편에 대한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강력하게 연말까지 사업재편안을 제출하라고 주문한 만큼, 데드라인에 맞춰 구조개편안을 도출해 제출할 것"면서 "가동률 조정 등 다양한 형태의 검토를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