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5년간 신사업 분야에 50.5조 투자 방침 통합 소프트웨어 브랜드 플레오스, SDV 전환의 핵심"더 똑똑한 車" … 자율적 운영 및 지능적 관리 가능내년 2분기 첫 탑재 … 현대차 SDV 전환 첫 시험대
  • ▲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사장이 플레오스 SDV 스탠다드 포럼에서 협력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사장이 플레오스 SDV 스탠다드 포럼에서 협력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최근 미래 산업을 좌우할 첨단 분야의 전략적 투자 의지를 밝힌 가운데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자 주행 데이터를 통합해 수집하는 플랫폼인 '플레오스(Pleos)'가 적용될 차량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2분기부터 해당 플랫폼을 적용한 신차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히면서 이 가운데 인공지능(AI), SDV, 전동화, 로보틱스, 수소 등 미래 먹거리를 보장할 신사업에 50조5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SDV 전환 과정에선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새 통합 소프트웨어 브랜드이자 기술 플랫폼인 플레오스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3월 개발자 컨퍼런스 'Pleos 25'를 개최, 송창현 현대차그룹 AVP본부장 사장이 나서 플레오스를 공개하고, 누구나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형 개발 생태계와 앱마켓을 새롭게 조성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플레오스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자 주행 데이터를 통합해 수집하는 플랫폼이다. 고객이 제품 구매 이후에도 지속해서 발전하는 기능과 서비스를 누리고 더 편리한 이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로 모든 것을 정의한다(Software-defined everything·SDx)' 전략을 실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플레오스는 '더 많은', '더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 'Pleo'와 운영체제의 약자인 'OS(Operating System)'의 합성어다. '사람과 사물의 이동에 사용자 중심 가치를 더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진화시키고 지속 개선해 더 나은 이동을 실현하겠다'라는 의지를 반영했다.

    모빌리티 기기, 즉 차량이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지능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으로,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을 통해 하드웨어 디바이스부터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빌리티 솔루션까지 이동에 관한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것이다.
  • ▲ Pleos Connect는 한 화면에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 가능한 멀티윈도우 기능, 다양한 화면 비율에 최적화된 UI 등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
    ▲ Pleos Connect는 한 화면에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 가능한 멀티윈도우 기능, 다양한 화면 비율에 최적화된 UI 등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
    플레오스를 구성하는 기술은 크게 Pleos Vehicle OS(플레오스 비히클 오에스)와 Pleos Connect(플레오스 커넥트) 등 두 가지로 나뉜다.

    Pleos Vehicle OS는 차량이 지속해서로 연결되고 업데이트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합 차량 운영체제다. 하드웨어 성능에 따라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기능 확장과 업데이트가 제한적이었던 기존 차량 개발 방식과 달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한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특정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고도 다양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기능 개선 및 유지 보수가 가능하다. 

    Pleos Vehicle OS는 기존의 기능 중심이 아닌 데이터 처리 및 입·출력 관리 영역에 따라 차량의 네트워크와 제어기가 설계된 방식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이를 통해 기존 차량 대비 제어기를 66% 줄여 시스템 복잡성을 낮추고, 경량화를 가능케 한다.

    Pleos Vehicle OS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보안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Pleos Vehicle OS는 차량 네트워크, 클라우드 등 각 망을 분리해 설계했고, 네트워크 및 호스트에 대한 공격에 대비해 취약점을 사전에 탐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현대차그룹 측의 설명이다.

    Pleos Connect는 AAOS(Android Automotive OS) 기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안드로이드 기반 차량용 운영체제인 AAOS는 많은 개발자가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모바일과 차량 연결성을 강화해 직관적이고 확장 가능한 사용자 경험을 지원한다.

    Pleos Connect는 지속 가능한 사용자 경험 개선을 최우선 가치로 둔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해 마치 스마트폰과 같이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초거대 언어 모델 기반의 인공지능인 'Gleo AI(글레오 AI)'를 중심으로 차량 제어 및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Gleo AI는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음성 기반 서비스 AI로 복잡한 음성 명령까지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다.

    Pleos Connect는 이밖에도 한 화면에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멀티 윈도우 기능, 차량 내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사용자 경험 개선, 대형 스크린과 최적화된 UI 등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송창현 사장은 "Pleos Vehicle OS가 자동차 소프트웨어의 지속적 개선을 가능하게 한다면, 이에 바탕한 Pleos Connect는 지속 가능한 사용자 경험을 책임지는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플레오스 커넥트는 내년 2분기 출시되는 신차부터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누적 판매 목표는 2028년 700만 대, 2029년 1400만 대, 2030년 2200만 대다. 업계에선 내년 플레오스가 탑재되는 신차가 현대차그룹 SDV 전환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 플레오스 탑재 신차가 나오면 OTA(무선 업데이트) 주기도 지금보다 빨라질 수 있다"라며 "현대차가 2023년 이후 추진해온 SDV 전환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