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관 '서천꽃밭' … 흙의 질감과 온기를 살린 테라코타 회화 전시제2관 '하늘 아래' … '장소성' 주제로 서양화·한국화 특성을 동시에3일부터 14일까지
  • ▲ 서혜경. 공지천. 108x108x2cm. 테라코타. 2025.ⓒ세종대
    ▲ 서혜경. 공지천. 108x108x2cm. 테라코타. 2025.ⓒ세종대
    세종대학교 세종뮤지엄갤러리는 3일부터 14일까지 서혜경 작가의 개인전 '서천 꽃밭'과 정현영 작가의 개인전 '하늘 아래 Under the Heavens'를 연다고 밝혔다.

    갤러리 제1관에선 흙의 내재적 특성을 반영한 테라코타 작업을 선보이는 서 작가의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흙이라는 전통적 재료 위에 픽셀화된 시각 구조를 결합해, 생명·순환·재생의 이미지를 새로운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서 작가는 덕성여대 예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흙의 질감과 온기를 살린 테라코타 작업을 통해 회화와 조각, 설치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해 왔다.

    흙과 불을 매개로 작가의 현대적 시선을 결합한 테라코타 작품에는 소외된 존재에 대한 이야기와 신화적 모티브가 담겨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위로와 연대, 생명력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픽셀화된 이미지'는 화면을 세밀한 단위로 해체해 다시 구성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이미지의 구조를 전통 소재인 흙 위에 재해석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런 픽셀 단위의 조형 언어는 사물과 생명체를 추상화하고 거리감을 형성하면서도, 흙 고유의 온기와 촉각적 물성을 통해 다시 인간적인 감정과 생명성을 회복하는 역할을 한다.

    전시 제목 '서천 꽃밭'은 자연의 생명성을 상징하는 모티브들이 픽셀 구조와 테라코타 표면에서 결합해, 새로운 생태적 풍경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은유한다. 작품 속 꽃, 풀, 숲의 형상은 모자이크처럼 배열된 조형 단위와 흙의 온기 있는 질감을 통해 재구성되며, 생명과 재생의 서사를 현대적 감각으로 제시한다.

    세종뮤지엄갤러리 관계자는 "서 작가의 작품은 공예와 예술의 경계를 넘어서며, 감상자를 새로운 시각적 경험으로 이끈다"며 "재료의 물성과 화면 속 이미지가 빚어내는 흙과 불의 그림을 통해, 생명과 이미지가 교차하는 또 다른 조형 언어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 정현영. 생의수고 the burden in Life. 122.8x95.5cm. 한지에 먹과 감물 드로잉 콜라주와 아크릴. 2022.ⓒ세종대
    ▲ 정현영. 생의수고 the burden in Life. 122.8x95.5cm. 한지에 먹과 감물 드로잉 콜라주와 아크릴. 2022.ⓒ세종대
    같은 기간 갤러리 2관에선 자연과 생명, 존재와 연결의 메시지를 담은 작업으로 주목받는 정 작가의 작품 40여 점을 전시한다. 작가의 대표 회화 작품과 설치 작업, 사생 드로잉과 수채화 등이 관람객과 만난다.

    정 작가는 서울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대학원에서 회화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과 존재의 흔적을 포착하며, '다름 속의 공존'과 '조화'를 주제로 작업해 왔다. 최근에는 먹 드로잉을 콜라주한 화면 위에 색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서양화와 한국화의 표현적 특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특히 '장소성'을 핵심 개념으로 삼아, 땅과 역사, 시간과 연결된 공간의 기억과 감각을 작품에 담아냈다. 정 작가는 "땅이 간직한 세월에는 지으신 하늘의 이치가 담겨 있고, 땅이 지닌 흔적에는 살아간 사람들의 자취가 남아있다"며 "내 눈을 사로잡아 이끄는 땅 곳곳의 아픔과 아름다움 속에 숨 쉬는 하늘의 생명의 빛을 그린다"고 말했다. 한지와 린넨, 먹과 감물, 연필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작품들은 깊은 감각적 경험과 사유를 동시에 제공한다.

    세종뮤지엄갤러리 관계자는 "정 작가가 포착한 땅과 시간의 서사는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자신만의 기억과 감정을 돌아보는 매개체"라며 "자연과 장소, 생명과 존재의 연결을 회화적으로 탐구한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에게 내면적 성찰과 위로를 전달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 ▲ 세종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엄종화 세종대 총장.ⓒ세종대
    ▲ 세종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엄종화 세종대 총장.ⓒ세종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