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입사 … 서버에서 ‘국가대표 소믈리에’까지 성장한 10년 여정롯데호텔 소믈리에 그룹 ‘엘솜’의 체계적 코칭이 만든 성과“영어와 꾸준함, 포기하지 않는 마음 … 후배 소믈리에에게 전하고 싶어요”
  • ▲ 롯데호텔 서울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이다은 소믈리에ⓒ롯데호텔
    ▲ 롯데호텔 서울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이다은 소믈리에ⓒ롯데호텔
    "‘금상’이라는 말이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큰 상을 받은 만큼 책임감이 더 커졌어요."

    롯데호텔 서울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이다은 소믈리에는 최근 열린 ‘제21회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에서 대회의 꽃 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2015년 인턴으로 입사해 서버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그는 우연한 권유로 소믈리에 공부에 입문한 지 2년 만에 국내 최고 수준의 소믈리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 35층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에서 이 소믈리에를 만나 수상 비결과 현장의 실무, 그리고 그의 다음 목표를 들었다.
  • ▲ 롯데호텔 서울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이다은 소믈리에ⓒ롯데호텔
    ▲ 롯데호텔 서울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이다은 소믈리에ⓒ롯데호텔
    이 소믈리에는 2015년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에 인턴으로 입사해 서버로 근무해왔다. 이후 선임 소믈리에의 권유를 계기로 와인 공부를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준비한 대회에서 첫해 장려상을 받으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는 예선 필기와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거쳐 준결선, 결선을 진행한다. 준결선에서는 블라인드 테이스팅, 음식·와인 페어링 서술, 스파클링 와인 서비스, 디캔팅, 칵테일 지식 등을 평가하며, 결선에서는 실제 레스토랑 서비스 상황을 구현한 실전 테스트가 이어진다.

    그는 첫 대회 당시 긴장 탓에 스파클링 와인 2분 서비스 과제를 수행하지 못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당황하면 실수가 계속 나오는 걸 느꼈다”며 “외국어 실력도 부족해 예상 질문에 대비해 영어 답변을 준비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피자와 레드 와인 두 종을 블라인드로 제시받고 가장 적합한 페어링을 제시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이 소믈리에는 “정답은 없지만 이탈리아 음식에는 이탈리아 와인이 어울린다고 판단해 설명했다"며 "결과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더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밝혔다. 
  • ▲ 롯데호텔 서울 1층 와인숍에 진열돼있는 엘솜 추천 와인들. 시즌과 주제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로 즐길 수 있는 와인들이 준비돼있다.ⓒ최신혜 기자
    ▲ 롯데호텔 서울 1층 와인숍에 진열돼있는 엘솜 추천 와인들. 시즌과 주제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로 즐길 수 있는 와인들이 준비돼있다.ⓒ최신혜 기자
    이 소믈리에는 롯데호텔앤리조트의 소믈리에 전문 그룹 ‘엘솜’ 소속이다. 엘솜은 이용문 마스터 소믈리에의 코칭 아래 정기 테이스팅, 트렌드 분석, ‘와인디스커버리 클럽’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분기별로 주제를 정해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고, 점수로 선발된 와인을 1층 와인샵에 디스플레이합니다. 호텔 내 여러 부서가 참여하는 디스커버리 클럽에서는 각자 준비한 와인을 발표하며 지식을 공유하죠.”

    엘솜 활동은 대회 준비에도 큰 힘이 됐다. 그는 “선배 소믈리에분들이 직접 와서 시연도 해 주시고, 피드백도 많이 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 ▲ 롯데호텔 서울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이다은 소믈리에ⓒ롯데호텔
    ▲ 롯데호텔 서울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이다은 소믈리에ⓒ롯데호텔
    현재 이 소믈리에가 소속돼있는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은 350종의 와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저녁 코스에는 5종의 와인 페어링을 운영한다. 가벼운 화이트부터 무게감 있는 레드까지 코스 구성에 맞춰 페어링을 구성한다.

    그는 “요즘 고객들은 집에서도 음식과 와인을 즐기고 싶어 페어링에 관심이 많다"며 "파인다이닝에서 배운 조합을 집에서도 시도해보고 싶다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10년 넘게 같은 업장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다른 부서 이동을 고민한 적은 거의 없다.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보니 배울 것이 계속 생겨요. 아직 ‘다 배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이 소믈리에. "매일 새로운 공부가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고도 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그는 “이제 막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이 소믈리에는 “소믈리에 자격증을 준비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며 “와인뿐 아니라 물, 차, 스피릿 등 전반적인 음료 지식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이제는 다른 분야도 깊게 배우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력을 쌓아 더 큰 대회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장기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은 외부 활동보다 공부가 우선”이라며 “경력이 더 쌓이면 후배 소믈리에를 가르치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후배 소믈리에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주저 없이 “영어”를 꼽았다.

    이 소믈리에는 “지식이 많아도 대회에서는 영어로 서비스해야 합니다. 영어가 되면 경쟁력이 훨씬 크다"며 "공부 분량이 많아 지치기 쉽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언젠가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