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에 설립된 중앙씨푸드 … 청정해역 제1호 어장에서 굴 길러청결과 철저한 기준 확인 … 매주 원료검사 실시"엄격한 위생 관리 아래에서 보관과 가공, 유통과정 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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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씨푸드 회사 전경 ⓒ남수지 기자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둔 시기라면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건 ‘안전한 생굴을 어디서 사느냐’다. 이마트가 매년 굴 수요가 몰리는 이 시기에 ‘믿고 먹는 생굴’이라는 신뢰를 지켜온 배경에는 산지의 어떤 노력이 있을까.10월 말 햇굴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시기 이마트 수산 매출을 살펴보면, 지난해 10월 21일부터 11월 20일까지 생굴 매출은 연간 매출의 25%를 차지할 만큼 수요가 집중됐다.거기에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굴 생산량이 20% 늘어남에 따라 이마트는 같은 시즌보다 물량을 10% 늘려 33톤을 준비했다.우리가 이처럼 이마트에서 싱싱한 생굴을 구매할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는 바로 굴을 생산부터 세척, 선별해 유통매장까지 보내는 '사전 계약 산지 어가'(사전에 납품을 계약한 산지 어가)가 그 자리를 묵묵하게 지켜내고 있기 때문이다. -
- ▲ 방금 전까지 물 속에 있었던 굴의 껍데기를 까고 있다. ⓒ남수지 기자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의 산지 중 한 곳인 중앙씨푸드는 경상남도 거제에 있다. 1969년에 설립된 중앙씨푸드는 미국의 식품의약관리청(FDA)가 인정한 청정해역 제1호 어장에서 굴을 길러내고 있다. 이마트와는 1997년부터 거래를 시작했다.장석 중앙씨푸드 대표이사는 "수산물은 어떤 먹거리보다도 식품안정성의 측면에서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며 "엄격한 온도와 시간관리, 위생 관리 아래에서 보관과 가공, 유통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기자는 직접 중앙씨푸드의 굴 양식장을 배를 타고 나가보았다. 바둑판에 올려진 바둑알처럼 부표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중앙씨푸드에서는 굴을 수하식, 즉 어린 굴을 줄에 붙인 다음 바닷물 속에서 기르고 있었다.줄 하나를 들어올리니 그 사이로 굴이 다닥다닥 붙어 자라고 있었다. 바닷속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굴이기에 중앙씨푸드에선 '양식'이란 말 대신 '농사'라는 말을 쓰고 있었다.
배를 몰고 나와주신 작업자 한 분이 그 자리에서 굴 껍질을 떼고 기자에게 굴을 권했다. 평소에 굴찜으로 겨울을 시작하는 장본인으로서 한입에 넣자마자 바닷속 지도가 입 안에 펼쳐지는 기분이었다. 싱싱함은 말할 것도 없었고, 씹을 수록 입 안에서 퍼지는 굴향이 그저 산뜻하게만 느껴졌다. -
- ▲ 바다에서부터 올라온 굴들이 박신 과정을 거치고 있다. ⓒ남수지 기자
굴을 키우는 과정을 살펴보면 6-7월경 굴의 수정이 이뤄지면, 조류를 타고 이동하는 굴의 어린 유생이 굴 껍질에 잘 부착되도록 굴 껍질을 줄에 매달아 바다에 넣고 굴의 씨를 받는다.다음 해 봄엔 겨울동안 단련된 굴을 본어장에 옮겨서 매단다. 이후 9월말부터 다음에 5월즈음까지 굴의 성장에 맞춰 수확하게 된다.소비자에게 굴이 오기 까지는 수확 이후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 껍질이 붙어있는 상태의 굴(착각굴)을 해수를 사용해 씻어낸 뒤, 굴의 껍질을 벗기는 공정(박신)을 진행한다. 박신 자동화도 시도해봤지만 원물이 상하는 탓에 사람 손을 쓸 수밖에 없다.세균검사, 관능검사, 패독검사, 온도검사 등 반입되는 생굴의 원료검사를 실시하고, 굴을 이동시키며 씻어낸다. 이후 굴 껍질 조각이나 이물질을 가려내는 작업이 이뤄지는데, 굴을 씻어내는 작업과 굴 이물질 여부 검사는 전부 사람의 손으로 이뤄진다. 첫째도, 둘째도, 시작도, 끝도 '청결'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 ▲ 세척실에 온 굴이 1차적으로 기계로 들어가고 있다. ⓒ남수지 기자
이후 이마트에서도 철저한 품질 검사가 이뤄진다.매주 일반세균, 대장균, 비브리오균, 노로바이러스 등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 뒤 결과를 이마트에 보낸다. 매주 수요일에는 이마트 구로점 상품안전센터에 샘플을 보내 이마트 자체 검사를 병행한다.소비자들이 걱정하는 방사능 관련 검사도 한 달에 2~3회 진행하며, 1년에 한 번 받는 공장심사에서 점수가 미달되면 이마트와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양식장을 다녀온 뒤 작업장을 방문했다.
방문하기 전에 머리망과 마스크, 위생가운, 장화를 신고 소독을 진행한 뒤 들어갈 수 있었다. 박신을 마친 굴을 세척실로 이동된다. 세척실에서는 약 4단계의 과정을 거치는데 역시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일정한 양의 굴을 세척기에 올려 세척을 시작한다. 이후 커다란 굴에 커다란 껍질이 붙어있거나 모양이 이상한 굴을 눈으로 먼저 걸러낸다. 이후 본격적으로 미세한 이물질까지 선별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이후 굴은 다시 세척되는데, 이 때 '자석봉'을 사용해 금속 물질 등을 한 번 더 걸러낸다. -
- ▲ 봉지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이물질 등을 손으로 검수하고 있다. ⓒ남수지 기자
포장 전 마지막 검수가 다시 한번 이뤄진다. 마찬가지로 수작업이다. 이후 기계가 일정한 무게를 맞춰 굴을 담아내면 우리가 이마트에서 보는 봉지굴이 완성된다. 결국 생굴의 품질을 좌우하는 건 채취 이후의 ‘세척·선별 공정’이었다.이마트에서 판매되는 굴의 또다른 특징은 다른 마트에 비해 '소비기한이 짧다'는 것이다.중앙씨푸드 관계자는 "대부분 소비기한을 7일로 설정하고, 마감일까지 판매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마트는 봉지굴 소비기한을 6일로 운영하고 기한 이틀 전에 판매를 마감한다"고 설명했다. 소비기한은 6일이지만 약 4일 정도만 판매한다는 이야기다.산란을 위해 글리코겐 같은 영양성분을 꼭 끌어안고 있다는 살이 통통하게 차오른다는 겨울 굴. 매서워지는 겨울바람 속에서도 소비자가 안심하고 생굴을 찾을 수 있는 이유는 이렇게 산지에서부터 이어지는 ‘청결 공정’ 덕분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