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현 AVP본부장, 임직원에게 작별 메시지자율주행 기술 기대 미흡 책임 차원 해석 나와송 사장 퇴진 후 현대차 SDV 기술 향방 주목
  • ▲ Pleos SDV 스탠다드 포럼에서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송창현 사장이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
    ▲ Pleos SDV 스탠다드 포럼에서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송창현 사장이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미래차 전환 전략에 조정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환을 진두지휘해 온 송창현 AVP(Advanced Vehicle Platform) 본부장(사장)이 돌연 사의를 밝히면서다.

    송 사장의 사임으로 완성차 소프트웨어 주도권을 확보하려던 정의선 회장의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주요 프로젝트 수행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송창현 사장은 포티투닷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정의선 회장님과의 면담을 통해 AVP 본부장과 포티투닷(42dot)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라고 전하며 사실상 퇴진을 공식화했다.

    송 사장은 "거대한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에서 소프트웨어의 DNA를 심고 단순히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닌 인공지능(AI) 디바이스를 만들겠다는 무모해 보이던 도전은 그 과정이 정말 쉽지 않고 순탄치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VP를 겸직하며 SDV라는 거대한 전환을 이끄는 동안 보이지 않는 수도 없는 벽에 부딪힐 때마다 저를 버티게 한 것은 포티투닷 여러분의 열정이었다"라며 "저의 부재가 여러분에게 잠시 혼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꿈을 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제가 미처 다 잇지 못한 다리는 여러분이 튼튼하게 완성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업계에서는 송 사장이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데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밝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그간 AVP 본부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했으나 경쟁사들에 비해 기대한 성과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분야 선두 주자인 테슬라의 경우 완전자율주행(FSD) 감독형 서비스를 북미와 일부 유럽에 도입한 데 이어 최근 국내서도 해당 서비스를 출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혼다 등도 조건부 자율주행인 레벨3 수준의 기술을 완성차에 탑재하거나 실전 운영에 들어가면서 현대차그룹과 여러모로 비교됐다.

    업계에선 송 사장의 퇴진으로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전략에 차질이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

    당초 송 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룹의 체질을 소프트웨어 중심(SDV)으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하며 가장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핵심 중의 핵심' 인물이었던 만큼, 이번 사임으로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미래차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것이란 우려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AI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구현을 가속화할 계획이었다. 내년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와 엔드 투 엔드 딥러닝 모델 기반의 '아트리아 AI'로 자율주행 기술을 차례로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이날부터 다음 주까지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사장단 등 임원 인사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이끌 기술 인재를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송창현 사장은 최근 일신상의 사유로 회사에 자진 퇴임 의사를 밝혔으며, 회사는 송창현 사장의 결정을 존중해 사임을 수용했다"라며 "송창현 사장이 관장해 온 프로젝트들은 AVP본부와 42dot 등 각 부문의 리더들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운영됐고, 앞으로도 동일한 방식으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앞으로도 조직의 안정적 운영을 최우선으로 두고, 주요 프로젝트 수행에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며 "후임 인선은 현재 내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