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부실·지역 경기 둔화 속 “리더십 공백은 더 큰 위험” 판단비은행 실적 급증·내부통제 개편 성과가 연임의 핵심 근거은행 부문 정체·주주환원 확대 등 빈 회장 2기 체제 최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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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대인 현 회장이 차기 BNK금융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며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각종 내부 논란과 외부 변수 속에서도 이사회는 성과와 연속성에 무게를 둔 판단을 내린 셈이다.

    BNK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8일 심층면접과 종합 평가를 거쳐 빈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최종 후보로 선정된 빈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회추위는 지역 경기 둔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그룹의 건전성과 조직 안정성을 유지한 점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여기에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과 동남권 해양 산업 육성 기조에 대한 대응 역량도 주요 고려 요소로 작용했다.

    빈 회장은 재임 기간 위기 대응 능력과 실적 회복을 동시에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직후 불거진 경남은행 대형 금융사고를 수습하며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했고,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 구조 다변화에도 속도를 냈다. 올해 3·4분기 BNK금융의 누적 순이익은 77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9% 이상 증가했고, 비은행 부문 이익은 30% 넘게 급증했다.

    다만, 빈 회장의 연임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최근 BNK 내부를 둘러싼 각종 경영 이슈와 일부 의사결정 방식을 놓고 잡음이 이어졌고, 국정감사에서는 ‘참호 구축’ 논란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이사회는 리더십 교체가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연임 쪽으로 무게추를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빈대인 2기’ 체제의 과제도 분명하다. 은행 부문 실적이 상대적으로 정체된 상황에서 부산은행·경남은행의 수익성 회복이 시급하고, 주주환원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로 꼽힌다. BNK금융은 ROE 10%,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내세운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선을 두고 “논란보다 실적과 안정이 우선된 사례”라는 평가와 함께 “성과가 뒤따르지 않으면 비판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동시에 나온다. 연임 이후가 빈 회장의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