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취임 140일 만에 사의 표명사퇴 배경 두고 "해수부 성과·실적 흔들려선 안돼"
  • ▲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뉴시스
    ▲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뉴시스
    통일교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전격 사의를 표명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표가 수리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현직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취임 140일 만의 사퇴다. 

    전 장관은 11일 오후 해수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임사를 통해 "저에게 제기된 근거 없는 의혹들은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밝혔다.

    그는 "(해수부) 부산 이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이렇게 자리를 떠나게 돼 정말 마음이 무겁다"며 이 같이 말했다. 

    사임 사유와 관련해선 "지금 해수부 부산 이전이라는 역사상 가장 큰 전환점을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저로 인해 해수부의 성과와 실적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원 여러분들께서는 흔들림 없이 업무에 매진해 달라"며 "어디에 있든 해수부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로 남아 해양수도권 육성에 힘을 더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극항로에 대비한 해양수도권 육성은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하는 국가전략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해양수도권 육성을 반드시 완수해 달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UN해양총회 유치를 위한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즉각 사퇴 의사를 수용하고 전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청문 과정에서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이 철회되거나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사례는 있었지만, 현직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전 장관 등 여야 유력 정치인 5명이 통일교 측 지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특검팀에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청탁하기 위해 2018∼2020년 국회의원이던 전 장관에게 현금 4000만원과 명품 시계 2개를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관 사퇴에 따라 해수부는 김성범 차관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차기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 장관 대행 체제로 부산 이전과 부산 해양수도 정책 등을 추진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