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TIGER 미국AI데이터센터TOP4Plus' 신규 ETF 9일 출시오라클 비중 13.24% 달해 … '실적 쇼크' 직격탄 맞아네오클라우드·비트코인' 기업 비중 높아, 투자자 오인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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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달 선보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ETF가 상장 초반부터 삐끗하고 있다. 큰 비중을 차지하 오라클이 '재무 건전성 쇼크'를 일으키며 주가가 급락한 탓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상품의 구성 종목이 전통적인 데이터센터가 아닌 변동성이 큰 '네오 클라우드'와 가상자산 채굴 기업 위주라 명칭이 투자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상장한 'TIGER 미국AI데이터센터TOP4Plus(0142D0)'는 11일 기준 95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595원(5.87%) 하락한 수치다. 상장 첫날 장중 1만165원 최고가를 찍은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공모가(1만원)를 밑돌고 있는 셈이다. 12일 오전 9680원 선에서 거래되며 아직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오라클 쇼크'다. 해당 ETF는 포트폴리오의 13.71%를 오라클에 할애하고 있는데, 오라클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으며 AI 거품론의 불씨를 당겼기 때문이다.

    오라클은 지난 분기 매출 160억6000만 달러를 기록, 시장 예상치(162억1000만 달러)를 하회했다. 그러나 시장이 진짜 주목한 공포는 매출 미스보다 '부채'와 '현금 흐름'에 있었다. 월가에서는 "AI 부채 사이클의 건전성을 보려면 오라클을 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라클을 AI 열풍의 민감한 지표로 여긴다.
  • ▲ 오라클ⓒ연합
    ▲ 오라클ⓒ연합
    실제로 오라클의 부채비율은 462%에 달해 구글·아마존 등 경쟁 빅테크들이 50% 이하를 유지하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설상가상으로 실제 손에 쥐는 돈인 '자유현금흐름(FCF)'은 최근 12개월간 6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현금이 빠져나가는 기형적 구조로,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로 인해 오라클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두 배 이상 치솟는 등 신용 위험까지 부각되자 해당 ETF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이번 하락을 계기로 해당 ETF의 '정체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품명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연상시키는 '데이터센터'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구성 종목은 초고위험 기술주와 코인 관련주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ETF의 구성 종목을 뜯어보면 에퀴닉스(Equinix), 디지털 리얼티(Digital Realty) 등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리츠(REITs)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비중 1위인 코어위브(CoreWeave, 18.57%)와 3위 네비우스(Nebius, 14.42%) 등 GPU를 대량으로 확보해 AI 기업에 임대하는 신생 '네오 클라우드(Neo-Cloud)' 기업들이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건물 임대업(리츠)보다는 고가의 IT 장비 임대업에 가까워 업황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주 비중이 높은 점도 변수다.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아이렌(IREN, 14.73%)과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 10.90%)은 비트코인 채굴을 주업으로 하거나 채굴 기업에 인프라를 제공하는 곳들이다. 이들 기업은 최근 AI 데이터센터로의 사업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 시세와 주가가 동조화(커플링)되는 경향이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통상 '데이터센터 ETF'라고 하면 부동산 자산에 기반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하기 마련"이라며 "사실상 야수의 심장을 가진 투자자에게 적합한 '네오 클라우드'나 '비트코인 채굴' 테마 상품에 포괄적인 데이터센터라는 명칭을 붙인 것은 투자자에게 오해를 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