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취업 늦어지며 30대까지 고용 불안 확산'쉬었음' 2030 사상 최대 … 구직 포기 늘어수시·경력 채용 확산의 그늘 … 기업과 구직자 간 미스 매치
  • ▲ 청년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청년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실직했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별다른 활동 없이 쉬고 있는 이른바 '일자리 밖' 20·30대가 지난달 16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취업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그 여파가 30대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14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실업자이거나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또는 '취업준비자'에 해당하는 2030세대는 총 158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2만8000명 증가한 수치다.

    일자리 밖 2030 규모는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 11월(173만7000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다. 전체 2030세대 인구(1253만5000명) 가운데 12.7%를 차지해 2021년(13.0%)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수시·경력직 채용 확산으로 20대의 첫 취업 시기가 늦어지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는 청년층과 경력직을 원하는 기업 간 미스매치가 누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첫 취업 지연이 구조화될 경우 30대 고용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2030세대 실업자는 35만9000명으로, 지난해 11월(33만7000명)보다 2만2000명 늘었다. 11월 기준 실업자는 2021년 37만2000명 이후 3년 연속 감소하다가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구직활동조차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그냥 쉬는' 2030세대는 71만9000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030 취업준비자는 51만1000명으로, 이 가운데 정규교육기관 외 학원·기관을 이용하는 인원은 13만3000명, 기타 취업준비자는 37만8000명이었다.

    특히 30대 초반(30~34세)에서 일자리 밖으로 밀려나는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달 해당 연령대의 '실업자+쉬었음+취업준비자'는 38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8000명 늘었다. 전체 인구 대비 비중도 10.6%로, 2021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10%대를 넘어섰다.

    30대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일자리 밖 인구는 62만명으로, 1년 새 4만5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50만명대였던 규모가 올해 들어 60만명대로 올라섰다. 

    이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31만4000명으로 역대 11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고, 실업자(16만4000명)와 취업준비생(14만2000명)도 각각 수년 만에 가장 많았다.

    30대는 인구 자체가 증가하는 유일한 연령대지만, 일자리 밖으로 밀려나는 속도는 더 빠르다. 전체 30대에서 일자리 밖 인구 비율은 2021년 8.5%에서 올해 9.0%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20대 후반(25~29세)은 여전히 고용 여건이 가장 열악한 연령대다. 지난달 '일자리 밖' 인구는 62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5000명 늘었고, 인구 대비 비중은 18.7%로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반면 20대 초반(20~24세)은 같은 지표가 34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2000명 줄어 다소 개선된 모습이다.

    정부는 맞춤형 고용 지원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쉬었음' 청년을 대상으로 취업 의사와 직장 경험 유무 등에 따라 차별화된 지원 방안을 내년 1분기 중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30대 고용률은 역대 최고인 상황이므로 한축만 보고 고용 여건을 진단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관계부처와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 놓고 고민하는 과정으로, 맞춤형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