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칸서스자산운용 대표 "총 보증 규모 깜깜이", 금융당국에 경고 "대출은 공유되는데 보증은 누락, 시행사 '총 리스크' 측정 불가능" 토로지적 한 달 만에 한양학원 사태 터져, 재단 매각설도 'PF 보증'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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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양대ⓒ한양대
한양학원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PF '연대보증'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증권업계에선 일찍부터 "부동산PF 연대보증 규모를 아무도 모른다"며 금융당국에게 대책을 촉구했는데, 불과 한 달여 만에 우려하던 시나리오가 '한양학원 매각설'로 현실화됐기 때문이다.업계에선 지금이라도 부동산PF 연대보증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마련해, 금융당국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예건된 한양학원 사태 ... 금융당국, 한 달 전 '경고' 있었다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30일에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증권사·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김연수 칸서스자산운용 대표는 "시행사의 연대보증 규모가 공유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대표에 따르면 전산상 시행사의 대출 및 연체 정보는 조회가 가능하지만, 보증 정보는 뜨지 않아 부동산PF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파악된다.김 대표의 발언은 불과 한 달 뒤 '한양학원 매각 추진설''이 불거지면서 적중했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선 부동산PF '연대보증' 사태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계열사 PF 보증이 '부메랑' … 5000억 '보증'이 명문 사학 흔들었다이번 한양학원 위기설의 진원지는 계열 건설사인 '한양산업개발'로 알려졌다. 한양산업개발은 물류센터 등 PF 사업 확장에 나섰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았다.실제로 한양산업개발은 2023년 기준 약 72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재무제표 밖 '숨겨진 빚'인 PF 우발부채(보증)다.한양산업개발이 짊어지고 있는 PF 보증 규모(우발부채)는 약 50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막대한 보증 채무에 대해 특수관계 법인인 백남관광 등이 연대보증이나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면서, 건설사의 부실이 계열사를 타고 재단 전체의 유동성 위기로 전이된 것이다.재단은 한양증권 지분 매각(약 2200억원)과 프레지던트 호텔 매각 추진 등으로 '급한 불'을 끄려 했으나, 얽히고설킨 보증의 늪에서 빠져나오기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결국 3000억 원 규모의 자본 투입을 조건으로 경영권을 넘기는 재단 매각설까지 나오게 된 배경이다.◇ "숨겨진 빚 양지로 끌어내야"…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업계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개별 기업의 위기가 아닌 PF 시장 전체의 '연쇄 부도'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부동산 호황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지금처럼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한 현장의 부실이 오너나 모기업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곧바로 다른 정상 사업장들의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되어 동시다발적인 붕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양학원 사태는 '연대보증'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라며 "금융당국이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액셀을 밟기 전에 PF 시장의 구멍 난 정보 시스템부터 수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