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환율, 금융위기 아니지만 물가·양극화 위기”"국민연금 해외투자 너무 투명해 … 불투명하게 할 필요"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소비자 물가는 2.1% 상승할 전망"이라면서도 "환율이 현재와 같이 높은 수준을 지속한다면 이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한은에서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목표 수준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왔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최근 2% 중반대로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많은 우려를 하고 계실 것"이라며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2.1%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둔화됐다. 그러나 지난 10월과 11월 각각 2.4%를 기록하는 등 최근 2% 중반으로 다소 높아졌다. 

    이같은 상승 폭 확대는 긴 추석 연휴를 전후한 여행 관련 서비스가격 일시 상승,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농축수산물가격 상승, 고환율로 인한 석유류 가격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기상 악화 등으로 농축산 수산물이 예년과 달리 가격 상승세를 지속했고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도 강세도 이어졌다"며 "특히 높아진 환율이 시차를 두고 다양한 품목의 물가로 전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물가 흐름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선 고환율의 상방압력 작용에도 근원물가 안정, 국제유가 약세 등으로 점차 2% 근방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고환율이 소비자 물가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겠다고 했다. 한은은 고환율 사태가 이어지면 2.3%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물가 흐름을 경계심을 갖고 보다 면밀히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현재 원·달러 환율 수준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한편 전통적인 의미의 금융위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통적인 금융위리는 아니다. 위기라 할 수 있고 걱정이 심하다"며 "성장 양극화 등을 생각할 때 환율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외환 운용 방식과 "국민연금 해외 투자 룰이 너무 투명하게 알려져 있다”며 "해외 투자하는 분들이 그것에 근거해 투자하게 되며, 이를 불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