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에 산 '이노스페이스''한빛-나노' 발사 실패에 주가 급락 … 개미, 최대 40% 손실투자한 미래에셋벤처투자마저 하한가 … 개미들 '비명'김응석 부회장, 폭락 직전 주식 팔아 40억 차익실현 '논란'
  • 이노스페이스 측이 공개한 '한빛-나노' 발사 생중계 영상에서 발사체가 폭파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순간 포착됐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에 우주섹터에 베팅한 동학개미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국내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의 로켓 폭발 소식에 주가가 하한가로 직행했고, 주요 투자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경영진의 대량 매도 논란까지 겹치며 동반 급락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주항공 섹터는 이노스페이스의 발사 실패 여파와 미래에셋벤처투자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 맞물리며 '검은 12월'을 보내고 있다.

    ◇ "K-스페이스X?" … 이노스페이스, 30초 만에 '추락'

    악재의 진원지는 지구 반대편 브라질이었다. 지난 23일 이노스페이스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첫 상업용 발사체 '한빛-나노(HANBIT-Nano)'를 발사했다. 

    발사체는 예정된 시각에 정상 이륙해 1단 로켓 엔진 점화까지 성공했으나, 이륙 약 30초 뒤 비행 중 예기치 못한 기체 이상이 감지됐다. 결국 안전을 위해 발사체를 지상 낙하시키며 임무는 실패로 돌아갔고, 폭발하는 듯한 화염이 중계 영상에 포착되기도 했다.

    시장의 반응은 냉혹했다. 이날 장 초반 발사 성공 기대감에 20% 넘게 급등하던 이노스페이스 주가는 실패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수직 낙하했다. 결국 전 거래일 대비 28.60%(4290원) 폭락한 1만7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1만8010원)에 추격 매수한 투자자들은 하루 만에 -40%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게 됐다.

    이노스페이스 주가는 26일 오전 장중 2.01% 하락한 1만690원에 머물고 있다. 

    ◇ 믿었던 '우주 대장주'의 배신 … 경영진은 '고점 매도' 파티

    더 큰 충격은 우주 섹터의 또 다른 주도주였던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터져 나왔다. 이노스페이스의 주요 투자사이자 '스페이스X 상장 수혜주'로 꼽히며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3배 가까이 폭등했던 종목이다.

    하지만 이노스페이스 발사 실패 당일인 23일,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9.95%까지 떨어지며 1만 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단순한 투자 심리 악화를 넘어, 경영진의 대규모 주식 매도 사실이 알려지며 투매를 불렀다.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부회장은 주가가 급등하던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보유 주식 약 36만 5950주를 집중 매도해 40억 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교롭게도 경영진이 차익 실현을 끝낸 직후 주가가 하한가를 맞으면서, 고점에 들어온 개인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증권가에서는 애초에 '스페이스X 테마' 자체가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스페이스X에 약 4000억 원을 투자한 것은 맞지만,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직접 집행한 자금은 약 50억 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테마주 옥석 가리기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실체 없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른 테마주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VC 상장사 주가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단기 이슈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며 "임직원 입장에서는 급등 시기에 매각을 고려할 수밖에 없으나, 이번처럼 악재와 맞물리면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