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쿠쿠 상대 판매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산업 전반 혁신과 공정 경쟁 질서 훼손 우려
  • ▲ 코웨이 아이콘 정수기 출시 전후 쿠쿠 디자인 변화 비교 사례 ⓒ코웨이
    ▲ 코웨이 아이콘 정수기 출시 전후 쿠쿠 디자인 변화 비교 사례 ⓒ코웨이
    코웨이가 쿠쿠홈시스와 신제품 출시 때마다 불거지고 있는 디자인 유사성 논란에 대해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 코웨이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출시한 아이콘 시리즈를 둘러싼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시장 혼선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향후 디자인 침해에 대해서 원칙적인 대응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디자인의 가치를 훼손하는 관행이 굳어지는 것을 묵과하지 않고, 원칙에 따라 필요한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웨이 측은 최근 인기 라인업과 유사한 디자인 흐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점을 두고 단순한 일회성 논란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웨이가 2022년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된 외관과 미니멀한 디자인을 앞세운 ‘아이콘 얼음정수기’를 출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자, 이후 쿠쿠홈시스가 2024년 ‘제로 100 슬림 얼음정수기’를 출시하면서 유사성 논란이 불거졌다는 것이다.

    코웨이는 아이콘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을 브랜드 고유의 핵심 자산으로 확립해왔으며, 아이콘 얼음정수기 출시 이후 쿠쿠홈시스의 정수기 디자인 기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웨이는 이미 2022년 아이콘 얼음정수기의 디자인권을 출원했으며, 특허청(현 지식재산처) 심사를 거쳐 2023년 2월 디자인권 등록을 완료해 배타적 권리를 확보했다.

    이후 코웨이는 해당 제품이 아이콘 얼음정수기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모방했다고 판단해 경고성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이의를 제기했으나, 양측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코웨이는 지난해 4월 판매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코웨이는 “아이콘 정수기 디자인은 수년간 임직원들의 노력과 축적된 노하우가 담긴 핵심 디자인 자산이자 자사 정수기를 상징하는 핵심 아이덴티티”라며 “디자인 유사 수준을 넘어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혼선을 초래할 경우, 단일 기업의 가치 훼손을 넘어 소비자 오인과 시장 혼란을 유발해 건전한 경쟁 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우려는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갤럽이 올해 8월 11일부터 22일까지 전국 20~69세 정수기 구매·렌탈 경험 소비자 100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5%가 두 제품의 디자인에 대해 ‘유사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38%는 ‘디자인 차이가 거의 없어 매우 유사하게 느낀다’고 응답해, 실제 소비자들이 두 제품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유사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쿠홈시스를 둘러싼 디자인 유사 논란은 얼음정수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최근 쿠쿠가 출시한 ‘미니 100 초소형 정수기’ 역시 코웨이의 대표 제품인 ‘아이콘 정수기’와 외관 형태는 물론 표시부 아이콘 배치와 조작부 구성까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쿠가 과거 지식재산권 보호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행보가 대비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쿠쿠는 지난 2013년 쿠첸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자사 기술에 대한 권리 인정을 강하게 주장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자인은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기술과 소비자 경험, 누적된 브랜드 철학이 집약된 결과물”이라며 “유사 디자인 논란이 반복되면 기업의 혁신 동기가 약화되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