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따블·따따블' 대박친 새내기주 속출올해 케이뱅크·무신사 등 유니콘 상장 채비AI 반도체·클라우드·LLM 기업 IPO 주목증권가 "1분기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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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 활황을 타고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 조 단위 대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제도가 강화되면서 공모주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코스피 1호 대어 공모주를 둘러싼 관심도 커지고 있다. 케이뱅크와 에식스솔루션즈가 1호 대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모자회사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이 상장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상장사는 총 77개사(코스피 7개사, 코스닥 70개사)로 총 공모 규모는 4조5666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신규 상장사 78건, 공모규모 3조9751억원) 대비 신규 상장사 건수는 정체됐지만 공모 규모는 14.9% 증가했다.

    지난해 공모주 기관투자자의 평균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18.8%로 전년(6.5%)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7월 기관 배정 물량 가운데 30% 이상을 확약 기관에 우선 배정하도록 제도가 개편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제도 변경 이후 수요예측을 진행한 신규 상장사 234곳의 평균 확약 비율은 40.7%까지 높아졌다. 올해부터는 확약 기관 우선 배정 비율이 40%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기업별 확약 비율 편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화된 의무보유 제도가 처음 적용되는 올해 1호 공모주는 고순도 산업용 수소 기업 덕양에너젠이다. 덕양에너젠은 오는 12~16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으며, 상단 기준 공모액은 750억원, 시가총액은 2540억원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호 공모주로는 에식스솔루션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지난해 11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으며, 1930년 미국에서 설립된 권선 전문 기업으로 2008년 LS그룹에 인수됐다. 2024년 말 프리IPO 당시 10억달러(약 1조4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코스피 1호 공모주 후보로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있다. 케이뱅크는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상장 도전이다. 앞선 공모 과정에서는 5조원대 기업가치를 고수했지만, 완주를 위해 이번에는 4조원 안팎으로 눈높이를 낮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들 기업의 상장 과정에서 변수로 떠오른 것은 '모자회사 중복 상장' 논란이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중복 상장으로 인한 시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으며, 올해 1분기 중 세칙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가이드라인에서 중복 상장이 어떻게 정의되느냐에 따라 상장을 준비 중인 대기업 자회사들의 향방도 갈릴 전망이다. 현재 한화에너지와 SK에코플랜트, 소노인터내셔널 등은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뒤 예비심사 청구를 검토 중이며, HD현대로보틱스도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주요 유니콘 기업들 역시 연내 상장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으로는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를 운영하는 피스피스스튜디오가 있다.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30%를 웃돌며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데카콘을 노리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쳤다. 지난해 4월 EQT파트너스가 구주를 매입할 당시 약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판 로레알'로 불리는 구다이글로벌 역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현재 시가총액이 8조원을 웃도는 K뷰티 대장주 에이피알보다 매출과 수익성이 우수해, 10조원대 기업가치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밸류체인 기업들의 IPO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업체 메가존클라우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 업스테이지가 상장 주관사를 확정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여건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발행시장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케이뱅크와 에식스솔루션즈를 비롯해 무신사, 업스테이지, 빗썸, 구다이글로벌, SK에코플랜트 등 대형 IPO 후보군의 모멘텀 자체는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변수는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이라며 "거래소가 2026년 1분기 중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해당 기준이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대형 IPO 일정과 시장 분위기가 갈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