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개인정보 유출·홈플러스 회생·티메프 파산 … 신뢰 붕괴의 2025더본코리아·교촌치킨, 상생과 공정성 약속이 흔들린 외식업계2026년 과제는 확장 아닌 ‘신뢰 재설계’
-
- ▲ 쿠팡 ⓒ뉴데일리DB
2025년은 대한민국 유통기업에게 ‘신뢰의 한계선’을 시험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소비자와 협력사, 가맹점, 투자자와 오랜 시간 축적해온 신뢰 자산이 흔들리자 기업의 지속 가능성 자체가 위협받는 국면으로 빠르게 전환됐다. 개인정보 보호, 재무 안정성, 안전 관리, 공정한 거래 구조 등 유통기업의 핵심 신뢰 요소들이 잇따라 균열을 드러내며 대형 기업들조차 예외 없이 시험대에 올랐다.◇ 3370만건 고객 개인정보 유출 … 신뢰 벼랑 끝 선 쿠팡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5년 연말까지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약 3370만건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으며 전자상거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보안 리스크 사례로 남았다.이 사고는 단순한 외부 공격을 넘어 내부 통제 실패와 보안 시스템 관리 부실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정부는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고, 유통·IT 업계 전반에 강도 높은 보안 점검을 예고하고 있다.쿠팡은 연말에 이 대규모 데이터 유출과 관련해 약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구독 고객들에게 구매 이용권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보상 방식이 쿠폰 형태라는 점에서 소비자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보상 규모가 큰 것처럼 보이지만, 할인 쿠폰은 현금성 보상과는 거리가 있어 “진정성 있는 피해 보상인가”라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데이터 유출 직후 플랫폼 이용자 수가 감소한 통계도 나왔다. 한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쿠팡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는 사태 이후 100만명 이상 줄어드는 등 고객 신뢰 저하가 실 사용자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
- ▲ 홈플러스ⓒ홈플러스
◇ 운영리스크 홈플러스·인터파크커머스, 신뢰 기반 뿌리 흔들어오프라인 유통에서도 홈플러스가 2025년 3월 법인회생(기업회생절차)을 신청하면서 대형마트 업계 2위라는 명성을 지키지 못하는 현실이 드러났다. 매출 감소와 비용 구조 취약성, 경쟁 심화 속에서 법정 관리를 택한 홈플러스의 선택은 공급망·협력사 신뢰까지 흔들었다.회생절차 신청 직후 일부 협력사들은 납품 대금 회수에 대한 불안을 표출했다.상당수 협력사는 “언제까지 이 매장이 운영될지 알 수 없다”는 실질적 불안을 호소하며, 장기간 거래 관계가 흔들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유통 플랫폼이 단지 소비자와의 관계뿐 아니라 생태계의 중심에서 협력 기업과의 신뢰 구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2025년 국내 유통시장에서 또 다른 반복된 위기는 바로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에서 촉발됐다.큐텐 계열사로 시작된 미정산 사태는 인터파크커머스로 번졌고, 결국 인터파크커머스는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는 최악의 결말을 맞았다. 같은 그룹 내 위메프 역시 지난해 11월 파산 판정을 받으며 중견 플랫폼의 연쇄 붕괴가 현실화됐다.티몬의 재개 시도도 난항을 겪었다. 재개시도는 8월과 9월에 계획됐으나 결제망 구축 실패 등 운영 리스크로 일정이 미뤄진 상태다. 이는 한때 소셜커머스 양대 축으로 불리던 티몬·위메프가 초래한 사태가 단일 플랫폼을 넘어 그룹 전체의 신뢰 기반을 뿌리부터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남겼다. -
-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뉴데일리 DB
◇ 더본코리아·교촌치킨, 상생 아닌 불신 만든 한 해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2025년은 ‘소비자 신뢰’가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준 해였다.더본코리아는 그간 ‘합리적 가격’, ‘소상공인과의 상생’, ‘정직한 외식 문화’를 강조하며 빠르게 브랜드를 확장해왔다.그러나 일부 브랜드 운영 방식과 가맹점·소비자 사이에서 제기된 불만은 이러한 이미지와 실제 체감 사이의 간극을 드러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말로는 상생을 이야기하지만, 실제 경험은 다르다”는 반응이 확산되며 브랜드 신뢰에 균열이 생겼다.가격 정책, 메뉴 구성, 브랜드 확장 속도 등을 둘러싼 작은 불만들이 쌓이면서 소비자 신뢰는 서서히 약화됐고, 결국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부정적 여론이 증폭됐다.또 다른 신뢰 저하를 보여준 대표 사례가 교촌치킨의 가격 꼼수 인상 논란이다.교촌은 공식적인 가격 인상 발표 없이 일부 메뉴 구성과 용량, 배달 전용 메뉴 구조를 바꾸는 방식으로 사실상 소비자 체감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소비자들은 이를 두고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실제 부담은 키운 전형적인 꼼수”라고 반발했다.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가격 인상 여부가 아니라 ‘투명성의 부재’였다. 교촌은 원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들었지만, 인상 방식이 공개적이지 않았고, 매장별·플랫폼별 가격 차이가 커지면서 소비자 혼란을 키웠다.특히 동일한 메뉴라도 매장, 배달앱, 포장 여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구조는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여론으로 이어졌다.정부도 프랜차이즈 업계의 이 같은 행태를 예의주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가격 정책과 정보 제공 구조를 들여다보며, 소비자에게 가격 변경 사실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는 행위는 불공정 소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외식 물가 상승 국면에서 ‘우회적 가격 인상’이 소비자 신뢰를 해친다며 업계에 자율 개선을 요구했다. -
- ▲ ⓒ뉴시스
◇ 2026년, 확장보다 '신뢰 재구축' 우선과제2026년을 앞둔 지금, 대한민국 유통기업의 화두는 새로운 점포 확장이나 서비스 혁신이 아니다. ‘신뢰를 다시 설계하는 것’이다.통계 지표에서도 한국의 소비자 신뢰지수가 하락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96개국의 경제 지표와 시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글로벌 경제 정보 플랫폼 Trading Economics에 따르면 대한민국 소비자 신뢰지수는 2025년 12월 109.90으로 전월 112.40보다 꺾였다.폴란드 온라인 쇼핑 사례를 분석한 논문 'Consumers’ Change in Trust and Security after a Personal Data Breach in Online Shopping'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대형 사고 이후 가격 경쟁력보다 ‘이 기업을 믿을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기술 투자뿐 아니라 내부 통제와 접근 권한 관리, 지속적인 보안 테스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꼬집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성장만을 위한 투자보다 데이터 보호와 재무 건전성, 협력사 신뢰 구축 전략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2025년은 국내 유통기업들에게 신뢰의 종말을 시험받은 한 해라고 볼 수 있다”며 “소비자와 협력사, 가맹점, 투자자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 자산이 한순간에 흔들리면서, 기업의 존립 가능성까지 위협받는 국면으로 빠져들었다”고 말했다.이어 “개인정보 보호와 재무 안정성, 안전 관리, 공정성 등 유통기업의 핵심 신뢰 요소들이 연쇄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것은 단순한 사건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신뢰 관리 실패를 드러낸 사례”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