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전기차 캐즘에 줄줄이 적자안전성 앞세워 국내 ESS 수주 전략 승부수한국·미국 현지 ESS용 생산 라인 확보LG엔솔, 유럽 공략 … 폴란드 공장서 ESS 배터리 생산
  • ▲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LG에너지솔루션
    국내 배터리 업계의 맏형 격인 LG에너지솔루션마저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하면서 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배터리 3사가 신규 먹거리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면서 이를 상쇄하기 위한 배터리 업체들의 국내외 ESS 수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내에서는 약 1조 원 규모의 ESS 수주전이 진행 중이며, 2038년까지 누적 20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되는 ESS 입찰 계획이 잇따를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전력거래소) 주도로 진행되는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은 오는 16일까지 제안서와 사업계획서, 증빙서류 제출을 끝으로 마감된다. 이후 입찰서류 평가를 거쳐 2월 중 우선협상대상사업자가 발표되며,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 기간(5일)을 거쳐 최종 낙찰자가 확정될 예정이다.

    해당 물량은 배터리 3사 모두 국내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잇따른 ESS 배터리 화재 사고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배터리 업체들은 이번 입찰에서 화재 예방 및 설비 안전성 강화에 대폭 힘을 실었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홀로 흑자를 유지했던 LG에너지솔루션은 4분기 122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AMPC) 금액 3328억 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적자 규모는 4548억 원에 달한다. 분기 적자를 낸 건 2021년 3분기 이후 3년 만이다. 에프앤가이드 추정치에 따르면 삼성SDI와 SK온 역시 각각 2000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향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최근 약 13조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이 취소된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유사한 수주 취소 사례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배터리 업체들은 AI 데이터센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산과 맞물린 ESS 시장을 돌파구로 삼고 있다. 배터리 3사 CEO들 역시 신년사를 통해 ESS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언급하며, 해당 분야를 중심으로 수주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올해 459GWh에서 2035년 1193GWh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미 ESS 시장은 2030년 기준 현재 대비 약 두 배 성장한 179GWh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배터리 3사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ESS 대응 능력 확대에 나섰다.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일부 생산 라인을 ESS 전용 라인으로 전환했다. 기존 ESS 수주 물량과 추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관련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ESS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폴란드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지 공장에서 대부분 유럽향 ESS 물량을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와 SK온은 현재까지 유럽 내 ESS 생산라인 전환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2029년까지 중앙계약시장을 통해 총 2.22GW 규모의 ESS 사업자 선정 물량이 예고돼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2038년까지 총 23GW 규모의 장주기 ESS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총 사업비는 2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의 배전망 투자 사업, RE100 산업단지 조성,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사업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면서 국내 ESS 배터리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