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화학·에너지 사업 전반 경고음LG전자 VS사업본부 사상 최대 매출 기록멕시코·ZKW·계열사 총동원 … 전장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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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사업 전반이 업황 둔화와 비용 부담에 흔들리는 가운데 LG그룹이 전장을 유일한 돌파구로 삼고 총력전에 나섰다. LG전자가 9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배터리·화학·디스플레이 계열사까지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장 부문만은 수주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위기 국면 속에서 전장이 반전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1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머문 가운데 LG그룹의 핵심 사업 축이 동시에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자, 디스플레이, 배터리,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 대부분이 업황 하강 압력에 직면하면서 그룹 전반이 실적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가장 뚜렷한 경고음은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에서 나왔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10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6년 이후 9년 만에 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가전·TV 사업의 계절적 비수기에 미국 관세 부담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가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같은 기간 12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냈다. 전기차 수요 성장 둔화와 고객사 투자 조정, 북미 ESS 라인 초기 비용 부담이 겹친 결과다.이 같은 흐름은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IT·TV 수요 회복 지연과 중국 패널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구조적 부담이 이어지고 있고, LG화학 역시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 속에서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장 부품을 담당하는 LG이노텍도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회복 지연으로 실적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실제로 LG그룹 합산 시가총액은 최근 정체 또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약 169조원으로 대기업 그룹 시총 순위가 한 단계 내려앉았고, 최근 업황 부진이 이어지며 4위 자리마저 위태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AI, 조선·방산 등 이른바 '호황 산업'과의 거리감이 주가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주력 사업 전반이 흔들리는 가운데에서도 전장 사업은 예외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지난해에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 흐름을 이어가며 그룹 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장 축으로 자리매김했다.증권가에 따르면 LG전자 VS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가전, TV, 공조 등 주요 사업본부가 대부분 적자를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성과다. IVI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과 수주 기반 사업 구조가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LG전자의 전장 수주 잔고는 약 100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중심으로 텔레매틱스, 전기차 부품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매출 기반을 다각화하고 있다. SDV 전환 흐름에 맞춰 하드웨어 중심 구조에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전략도 이어지고 있다.연간 기준으로도 전장 사업은 2년 연속 10조원대 매출을 유지했고, 지난해에는 11조원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VS사업본부가 4%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 방어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LG그룹의 전장 강화 전략은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사장은 CES 2026 일정을 마친 직후 전장 핵심 기지인 멕시코로 이동해 현지 생산라인을 직접 점검했다. 멕시코는 LG마그나 전장 사업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해당 공장이 LG마그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전장 자회사 ZKW에는 LG전자 출신 재무 전문가를 전면 배치했다. ZKW는 최근 심상보 전 LG전자 IR 담당을 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하며 재무 관리와 사업 안정화에 힘을 실었다. 그룹 내부에서는 전장을 단순 성장 사업이 아닌 '관리 가능한 수익 사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관계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G이노텍은 1000억원을 투입해 광주사업장에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차량 AP 모듈은 ADAS와 디지털 콕핏을 통합 제어하는 핵심 부품으로 LG이노텍이 미래 성장 사업으로 점찍은 분야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차세대 SUV에 필러투필러 디스플레이를 독점 공급하며 차량용 프리미엄 패널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시장에서는 LG그룹이 단기 실적 부진을 넘어 구조적 약세 국면에 진입했는지를 두고 시각이 엇갈린다. 전기차, 화학, 디스플레이 업황의 추가 악화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전장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 성과가 그룹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을지가 주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력 사업의 저점 통과 여부와 함께 전장 사업이 실질적인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LG그룹 반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