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억원 규모 계약 체결 … HBM4 양산 앞두고 투자 재가동작년 하반기 멈췄던 TC 본더 발주, AI 메모리 수요에 다시 움직여장비 투자 신호탄 쏜 SK하이닉스 … 한미 첫 수주 따내
  • ▲ 한미반도체 HBM4용 TC 본더4ⓒ한미반도체
    ▲ 한미반도체 HBM4용 TC 본더4ⓒ한미반도체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를 위해 핵심 장비 발주를 재개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투자가 다시 움직이면서 한미반도체가 HBM 제조용 TC 본더 공급을 따내며 첫 수주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미반도체는 14일 SK하이닉스와 HBM 제조용 열압착 장비인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96억5000만원이며 계약 기간은 오는 4월 1일까지다. SK하이닉스가 올해 들어 체결한 첫 TC 본더 공급 계약이다.

    TC 본더는 D램을 여러 층으로 적층하는 HBM 후공정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칩을 접합하는 핵심 장비다. 업계에서는 TC 본더 1대당 가격이 20억~3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해 이번 발주 물량이 약 3대 안팎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장비는 올해 양산이 본격화되는 6세대 HBM인 HBM4에 적용될 'TC본더4'로 SK하이닉스 청주 공장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하이닉스는 HBM3E(5세대) 12단 공정까지 한미반도체 장비를 전량 사용해왔으나 지난해부터 한화세미텍을 신규 협력사로 편입하며 TC 본더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에는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으로부터 총 50대 안팎의 TC 본더를 도입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20~30대 수준의 추가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패키징을 포함한 전반적인 공정 수율이 개선되면서 장비 투자가 일시적으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SK하이닉스의 TC 본더 관련 발주는 소규모 계약을 제외하면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이번 한미반도체와의 계약은 SK하이닉스의 장비 투자가 다시 확대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AI 반도체 수요가 주요 빅테크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면서 HBM 공급 능력 확충이 불가피해졌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이미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엔비디아에 대량의 유상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 청주에 건설 중인 총 20조원 규모의 신규 팹 'M15X'도 가동을 앞두고 있어 HBM 생산 확대를 뒷받침할 인프라 역시 속속 갖춰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장비 이원화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한화세미텍 역시 유사한 규모의 TC 본더 수주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차세대 HBM4 양산이 본격화하면서 양사 간 장비 공급 경쟁도 다시 달아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