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숙의 중단하라" … 정부청사 앞 릴레이 1인 시위 일주일째"속도가 아니라 정확성과 책임성" … 경고 수위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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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사인력 수급추계 결과에 반발하며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진행 중인 릴레이 1인 시위를 일주일 넘게 이어가고 있다. 의협은 의대정원 증원 논의가 이미 결론을 정해둔 채 형식적 절차만 밟는 '가짜 숙의'라며 정책 중단과 전면 재검증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1인 시위는 의협 산하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위원회 투쟁위원회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일 좌훈정 투쟁위원장(의협 부회장)을 시작으로 박종환, 조성일, 이철희, 김병기, 한동우, 최주혁 위원 등이 잇따라 참여하며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정부가 제시한 의사 수급 전망의 신뢰성 문제가 있다. 의사인력수급 추계위원회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12차례 회의를 거쳐 2035년과 2040년에 의사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 결과를 토대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대정원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9일 1인 시위에 나선 박종환 투쟁위원은 "추계위의 이번 발표는 과학적 근거와 합리적 분석이 결여돼 있다"며 "비과학적 추계는 정책 결정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의료 현장과의 괴리를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정심은 객관적 자료와 검증 가능한 근거에 기반해 사회적 책임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일 투쟁위원은 "부실한 추계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의료체계 전반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중대한 위험 요소"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정확성과 책임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를 향해 "전면적인 재검증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 날 피켓을 든 이철희 의협 기획이사는 지난해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언급하며 "급격한 정책 변화는 교육 현장의 혼란을 불러왔고 그 파장은 수년, 수십 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요한 정책을 위한 추계는 외국 사례처럼 최소 3년 이상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교육의 질이 담보되지 않은 증원은 결국 비참한 결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에는 김병기 범대위 투쟁위원이 시위에 나섰다. 김 위원은 "정부는 즉흥적이고 정치적인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며 "전문가들의 합리적인 의견을 수용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15일 1인 시위에 참여한 한동우 투쟁위원회 부위원장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는 국민에게 이익이 될 것이 없고, 모든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가 과연 옳은 선택인지 다시 한 번 숙고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16일 오전 시위에 나선 최주혁 투쟁위원은 "정부는 이미 의대증원 결정을 확정해 놓고 요식 절차만 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추계위 논의 과정에서 해외 사례, 의사의 진료시간, 인구구조 변화, 인공지능 도입, 의료이용 행태 변화 등 핵심 영향 요인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독립성·자율성·전문성이 현저히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원 지적처럼 의대증원 문제는 의사단체와 충분한 정책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감사원의 기존 지적을 거론하며, 의료계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할 경우 "물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향후에도 1인 시위를 통해 정책 추진의 부당성을 알리는 한편 졸속 증원이 의료 교육과 필수의료 체계에 미칠 파장을 지속적으로 경고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