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혈관' 희토류 대미 공급망 중심축으로공급 공백 메울 '즉각 가동 가능 제련 거점'최윤범 회장 '11조 투자' 승부수 '신의 한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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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아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둘러싸고 미국 희토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고려아연의 테네시 제련소가 전략적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제련 기술이 공급망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제련업계에 따르면 희토류는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로봇 산업의 핵심 소재로 최근 'AI 혈관'으로 불리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 상당 부분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미·중 갈등이 심화할수록 안정적인 대체 공급처 확보가 미국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희토류를 전환할 수 있는 '제련 기술'이 공급망 경쟁의 핵심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그린란드 문제를 다시 꺼내 들며 희토류 공급망을 둘러싼 긴장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그린란드가 가진 지정학적 요인과 더불어 미개발 희토류에 주목하고 있다. 덴마크·그린란드 지질학연구소는 그린란드에 따르면, 그린란드에 약 3610만톤 규모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중국에 이어 2위 수준으로 러시아, 베트남을 웃도는 규모다.

    IBK투자증권이 최근 발행한 '피지컬 AI와 희토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가동을 개시한 광산의 발견부터 첫 산업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은 17.8년까지로 분석된다.

    이는 그린란드 자원 개발이 가능해지더라도, 자원이 AI 데이터센터나, 로봇에 사용되기까지는 최소 17년에 가까운 '공급 공백'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에 '자원 확보' 중요성과 함께 '즉각 가동 가능한 제련 거점 확보'도 주목받고 있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고려아연의 강점은 아연·구리를 많이 뽑는 데 있는 게 아니다"며 "제련 공정 중 버려지던 부산물에서 고순도 희토류를 정밀하게 분리해 내는 기술, '제련 기술'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이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고 미국 공급망 내에 안착하는 것이 미국 경제 안보의 핵심 이익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2월 미국 전쟁부, 상무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대규모 제련소 건설을 위한 공동 투자에 나섰다.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는 약 11조원이라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기는 방식"이라며 "여기서 만들고 공급망을 확보하며 훌륭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을 산업 및 기술 리더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고려아연의 제련 기술이 단순한 민간 기술을 넘어, 미국 중심 희토류 공급망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격상됐음을 의미한다는 평가다. 고려아연 역시 미국 내에서 강력한 기술 보호를 받으며 글로벌 공급망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신 교수는 “그린란드 자원이 어떤 방식으로 개발·확보되더라도, 이를 산업용으로 전환할 제련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미·중 희토류 패권 경쟁 속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진출은 구조적인 수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