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달리 한파 대응은 사각지대작업 중지권·냉난방 투자 등 확대택배업계 겨울 안전대책 마련 시급
  • ▲ 서울 송파구 서울동남권물류단지에 택배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 서울 송파구 서울동남권물류단지에 택배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 역대급 한파가 불어닥치며 택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절기상 가장 춥다는 대한을 지나며 당분간 맹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혹한기 대응과 방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1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지며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

    이번 추위는 강한 바람과 눈까지 동반하며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야외 작업 비중이 큰 물류 현장에서는 한파와의 싸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겨울 추위로 동상·저체온증 등 한랭질환자는 이달 14일 기준 204명으로 집계됐고, 이 중 추정 사망자는 7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한 수치로, 택배 현장 등 장시간 야외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간이 천막이나 주차장 등 야외 작업이 필수적인 택배 물류센터 근로자들은 추위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고강도의 육체 노동으로 체온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는 데다, 땀으로 젖은 옷과 양말이 그대로 식으면서 동상과 저체온증 등 한랭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한파 속 야외 노동자의 한랭질환 위험이 크다며 건설현장 등을 중심으로 작업시간대를 새벽 6시에서 오전 9시로 조정하는 등 보호조치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배송 시간이 핵심 경쟁력인 택배업 특성상 작업시간 조정이나 일시 중단이 쉽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국적으로 택배·배달 노동자를 위한 이동노동자 쉼터가 확대되고 있지만, 배송 중 이를 활용하기 쉽지 않은 점도 택배 배송 기사들을 소외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택배사들은 자체적으로 방한 지원을 통해 근로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혹서기와 마찬가지로 혹한기에도 자율적 작업중지권을 부여하고, 이를 행사해 배송이 지연되더라도 패널티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기상 악화로 인한 배송 차질에 대해서는 고객사와 사전 협의를 통해 불이익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진은 100억원을 투입해 메가허브 터미널에 냉난방 설비를 증설하는 등 근무 환경 개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택배 현장 근로자 1만8000여명에게 36만개의 휴대용 핫팩을 지급했다.

    반면 노조 측은 여전히 현장 체감 대책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겨울철 방한 외피 등을 체계적으로 지급하는 곳은 우체국 정도에 그친다”며 “민간 택배기사들은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배송을 지속해야 하는 구조여서 실질적인 작업중지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매년 ‘겨울철 안전보건 특별관리 기간’을 지정하고 약 7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집배원과 물류 종사원에게 핫팩, 방한 토시, 넥워머, 마스크 등 한랭질환 예방 용품을 지급하고 있다.

    폭설이나 도로 결빙 등으로 사고 위험이 높을 경우 집배원이 스스로 배달을 일시 중단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거나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도 운영 중이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기본 외피 점퍼는 지급하고 있지만, 장갑이나 방한화 등 세부 방한용품은 개인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