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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발생한 대형 플랫폼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우리 사회의 보안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특정 기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 산업 전반이 안고 있는 구조적 보안 리스크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안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통해 이용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는 당연한 책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부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 플랫폼 산업 전체를 향한 포괄적 비난과 규제 압박으로 논의가 흐르고 있다. 자칫 본질을 벗어난 ‘플랫폼 때리기’가 현실화될 경우, 그 피해는 특정 기업이 아니라 이 생태계 위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수백만 소상공인과 국민 모두에게 전가될 수 있다.

    플랫폼은 소상공인과 국민의 ‘생활 인프라’

    오늘날 온라인 플랫폼은 단순한 중개 채널이 아니다. 통계청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9년 136조6000억원에서 2023년 약 249조원 규모로 확대되었으며, 이 성장세는 2024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여러 연구에서 플랫폼을 활용하는 사업자의 평균 매출이 그렇지 않은 사업자보다 1.8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 자료를 종합하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 경험이 있는 국내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약 170만명 규모로 추산된다.

    플랫폼은 판매자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국민들은 플랫폼을 통해 더 저렴한 가격, 더 빠른 배송, 더 넓은 선택지를 누리고 있다. 생필품, 식료품, 육아·반려동물 용품, 의약외품까지 이제 플랫폼은 일상의 기본 인프라가 되었다. 특히 맞벌이 가구, 고령층, 지방 거주자처럼 오프라인 접근성이 낮은 계층에게 플랫폼은 삶의 질을 지탱하는 필수 수단이다.

    만약 과도한 규제로 플랫폼의 경쟁과 서비스 혁신이 위축된다면, 그 피해는 판매자에 그치지 않는다. 가격은 오르고, 배송은 느려지며, 소비자의 선택지는 줄어든다. 결국 국민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일상의 편리함이 후퇴하게 된다.

    C커머스 확산 속, 국내 플랫폼 약화의 위험

    더 심각한 문제는 시점이다. 알리·테무 등 중국계 C커머스가 막대한 자본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만 규제에 묶여 경쟁력을 잃게 된다면,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가 해외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는 가격 결정권, 데이터, 유통 주도권을 해외 자본에 넘기는 결과로 이어진다.

    과거 우리는 같은 실수를 경험했다. 인터넷 실명제와 국내 기업 중심 규제는 판도라TV 등 토종 플랫폼의 몰락을 불러왔고, 그 자리를 유튜브가 차지했다. 타다 규제는 혁신을 가로막아 모빌리티 시장을 정체시켰다. 대형마트 규제 역시 유통 경쟁력을 약화시키면서 소비자 편익을 키우지 못했다.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정책은 없었다.

    필요한 것은 규제가 아니라 정교한 해법이다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강화는 양보할 수 없는 가치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를 위해 더 많은 투자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방식의 규제는 해답이 아니다.

    플랫폼은 이제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의 핵심 인프라다. 도로가 파손되었다고 해서 도로를 폐쇄하지 않고 보수하듯, 플랫폼 역시 취약점을 보완하고 더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른 방향이다. 기업의 보안 책임을 강화하면서도, 소상공인의 판로와 국민의 편리함을 동시에 지키는 정책적 조율이 필요하다.

    플랫폼을 약화시키는 정책은 곧 국민의 선택권을 줄이고, 생활비를 높이며, 일상의 편리함을 후퇴시키는 정책이기도 하다. 정부와 국회는 규제의 칼날을 들기 전에, 플랫폼 위에서 살아가는 수백만 소상공인과 플랫폼을 이용하는 수천만 국민의 현실을 함께 바라봐야 한다. 감정적인 ‘플랫폼 때리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와 국민 생활을 지키는 합리적 선택이 지금 요구된다.